술집女·에이미에 우유주사 준 사람 잡고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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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연예인들에게 ‘우유 주사’로 알려진 향정신성의약품 프로포폴을 공급한 의혹을 받고 있는 사업가 L씨가 지난달 말 검찰에 체포돼 48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풀려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연예인 프로포폴 불법 투약 관련 ‘키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짐에 따라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L씨는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마약류 관리법 위반)로 구속기소된 방송인 에이미(30)와 친분이 두텁고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은 가수 H씨 등 연예인들과도 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춘천지검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최근 에이미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L씨와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중 프로포폴 관련 내용을 발견했다. 검찰은 또 에이미와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불법 투여받은 유흥업소 종업원들에게서도 “L씨의 소개로 프로포폴을 접하게 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한 종업원은 “산부인과 전문의 조모(44·구속기소)씨에게 병당(20mL들이) 수십만원을 주거나, 돈이 없을 때는 ‘수천만원을 주겠다’고 약속한 뒤 프로포폴을 투여받았는데 그 자리에 L씨도 동석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한 달여간 L씨의 행적을 추적해 오다 지난달 28일께 그의 소재를 파악해 체포했다. L씨는 이틀간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뒤 귀가 조치됐으며 현재 검찰 조사에 응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L씨가 가수 K씨와 작곡가 D씨에게 프로포폴을 공급했다는 첩보를 입수, 사실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L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문자 메시지와 통화 내역을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L씨는 검찰 조사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사실은 있으나 연예인들에게 불법 투약하라고 소개해 준 적은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에이미와 업소 종업원들에게 프로포폴 놔준 혐의를 받고 있는 A·B·H 성형외과 관계자들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춘천지법 형사2단독 이삼윤 판사는 에이미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사회봉사와 24시간의 약물 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검찰은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문병주·심새롬·송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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