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의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탈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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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살린 이국종(43·사진) 교수가 소속된 아주대병원이 정부의 권역외상센터 후보에서 탈락했다.

 보건복지부는 가천대길병원·경북대병원·단국대병원·목포한국병원·연세대원주기독병원 등 5곳을 권역외상센터 후보병원으로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권역외상센터는 중증 외상환자를 외상센터로 바로 이송하는 환자이송 체계와 외상 전담 전문의로 구성된 외상팀을 갖춘 전문치료시설이다.

 복지부는 서울·인천·경기·강원(수도권·강원), 충청, 영남, 호남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로 신청을 받았다. 수도권·강원에서는 길병원과 원주기독병원·아주대병원·의정부성모 등 4곳이 신청해 두 곳이 선정됐다. 복지부는 외상·통계·보건행정·병원경영 등 분야의 전문가들이 의료기관별 중증외상환자의 진료실적과 성과, 권역외상센터 운영계획 등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정은경 복지부 응급의료과장은 “외상센터가 제대로 운영되려면 병원의 진료시스템이 체계적으로 돌아가야 하고, 운영계획의 실행 가능성이 높아야 하는데 아주대병원은 이 분야에서 낮게 평가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국종 교수는 “미래의 설치운영계획이 그간의 진료실적보다 높게 반영된 것 같다. 우리 병원은 10년간 외상환자를 진료해온 뿌리가 있는데…. 외국에서 심사해서 떨어졌으면 모르겠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 교수는 “800억~1000억원을 들여 자체적으로 돌아가는 초대형외상센터를 만들면 모르겠는데, 정부 방침대로 (작은 형태로) 가면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못한다. 병원의 메인 조직에 붙어서 운영할 정도로 예산이나 인력이 적다면 차라리 기존의 외상진료 시스템을 충실하게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번에 선정된 5개 병원은 외상전용 중환자실·수술실·입원병상 확충 등 외상전용 시설장비 설치에 80억원을 지원받고, 외상전담 전문의를 최대한 23명까지 충원할 수 있게 매년 7억~27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이번에 선정된 5개 병원은 권역외상센터 지정요건과 기준을 충족할 경우 내년 말 최종적으로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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