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이야기] 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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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3면

해양수산부가 이달의 수산물로 정한 김은 요즘에 맛과 영양이 제일 좋다.

김의 엽상체(葉狀體:이파리 모양)는 겨울철에 잘 자란다. 겨울김은 생산된 뒤 바로 가공하므로 세포가 살아 있다. 그 때문인지 김의 질과 맛은 겨울에 으뜸이다.

김은 단백질(1백g당 39g).칼슘(3백25㎎).철(17㎎)과 비타민이 풍부한 식품이다. 정월 대보름 풍습 가운데 취나물.배추 잎이나 굽지 않은 김에 밥을 싸서 먹는 '복쌈'(福裏)이라는 것이 있다. 밥을 큼지막하게 싸서 먹는 것을 복(福)을 싸서 먹는 것으로 여겼다. '복쌈은 눈이 밝아지고 명(命)을 길게 한다'해서 '명쌈'이라고도 불렀다.

눈에 좋은 비타민A가 김에 1만2천IU(국제단위)나 든 사실을 우리 선조들은 경험적으로 알고있었던 것이다(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이두석 수산연구관).

김에는 노화.암을 막아주는 항산화물질인 비타민C도 1백g당 93㎎이나 들어있다.

옛부터 김은 위(胃)에 좋은 약으로 취급됐다. 본초강목(本草綱目)은 "청해태(김)는 위의 기(氣)를 강하게 하며 위가 아래로 처지는 것을 막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근래에는 김.파래 등에 비타민U라는 항(抗)궤양성 물질이 많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비타민U는 양배추에서 처음 발견된 뒤 위장약으로 상품화도 됐다.김의 비타민U 함량은 양배추의 70배에 달한다.

말린 김에는 식이섬유도 37%나 들어 있다. 식이섬유는 음식물이 장(腸)에서 머무는 시간을 단축시켜 발암물질 등 유독물질과 노폐물의 체외 배출을 촉진한다. 식이섬유는 포만감을 느끼게 하며 당.지방의 흡수를 늦춰 비만.당뇨병의 예방.치료에도 유용하다.

동의보감에는 "김은 맛은 달면서 짜고 성질은 차다"며 "토사곽란으로 토하고 설사하며 속이 답답한 것을 치료하며 치질을 다스리고 기생충을 없앤다"고 기술돼 있다(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원장).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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