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 아베라 올림픽 · 세계선수권 첫 연속 월계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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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과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마라톤을 제패한 첫번째 사나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01년 세계육상선수권 마라톤 우승자 게자행 아베라(23.에티오피아.사진)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막판 스퍼트로 사이먼 비워트(케냐)를 1초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건 아베라는 금메달을 딴 것보다 오랜 슬럼프를 딛고 재기한 것을 더 기뻐했다.

그는 시드니 올림픽에서 32년 만에 조국에 금메달을 선사하며 일약 '에티오피아의 영웅' 으로 떠올랐지만 그 뒤로는 패배의 연속이었다.

올림픽 제패 후 첫 레이스였던 지난해 12월 후쿠오카마라톤에서 5위에 그친 아베라는 이봉주가 우승한 지난 4월 보스턴마라톤에선 2시간17분4초라는 초라한 기록으로 15위에 머물렀다.

시드니 올림픽 때 얻은 아베라의 애칭은 '제2의 아베베' . 1960년 로마올림픽과 64년 도쿄올림픽을 2연패한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 비킬라와 비슷한 체격(1m70㎝.58㎏)에 타고난 지구력과 스피드를 겸비한 데서 비롯됐다.

하지만 올림픽 이후 계속 비틀대자 '깜짝스타' 란 달갑지 않은 소리가 들렸다. 주위의 시선이 달라진 것을 뼈저리게 느낀 아베라는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다시 신발끈을 바짝 졸라맸다.

해발 2천4백m의 아디스아바바 등 고지대에 훈련캠프를 차려 폐활량을 더욱 키운 뒤 보스턴 참패 이후 일찍 에드먼턴 현지에 들어가 코스를 살펴보는 등 세계선수권 제패를 위해 비지땀을 흘렸다. 최대 강점인 스피드 보강에 주력해 무더위 속에 열릴 결전에 철저히 대비했다. 그의 눈물겨운 노력은 결국 1, 2위간 최소 기록차 우승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아베라는 기자회견에서 "스피드 훈련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스타디움으로 들어갈 때 승리를 확신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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