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통신장비업체, 중국 CDMA로열티 대응책 골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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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퀄컴사와 중국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로열티 협상에서 중국이 최혜국 대우를 보장받은 한국보다 낮은 수준의 로열티를 받도록 결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업체들이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정보통신부와 업계에 따르면 퀄컴과 중국기업은 내수 로열티를 우리의 절반 수준인 2.65%로 결정했으며 수출 로열티는 6.5% 안팎 수준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내 CDMA 통신장비 업체들은 단말기의 경우 내수 5.25%, 수출 5.75%를 시스템장비는 내수 6.0%, 수출 6.5%를 로열티로 퀄컴사에 지불하고 있다.

따라서 최혜국 대우 조항을 인정받아 중국과 동일한 로열티가 적용된다고 해도중국시장 진출시 현지 기업보다 로열티 수준이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국내 업체들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국내 CDMA 장비업체들은 퀄컴사측에 중국 중흥통신 등과의 로열티 계약 내용의 확인을 요청하는 한편 로열티 재협상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전파진흥협회 산하 중소이동통신 해외진출협의회(회장 김동연)는 협상력이 떨어지는 국내 중소기업들이 로열티 재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서는 정부와 대기업의 공동대응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정부에 적극적인 중재를 요청한 상태다.

협회는 텔슨전자, 스탠더드텔레콤 등 협회 회원사는 물론 삼성전자, LG전자, 현대 하이닉스, SK텔레콤 등 16개 주요 CDMA 도입업체와 정보통신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도 공동대응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업체들에는 수출 로열티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내 정보통신 업계의 공동대응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이다.

그러나 대기업과 퀄컴측은 공동대응보다 개별협상을 선호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김운섭 상무는 "중국과의 계약 내용을 분석해 로열티를 조정하겠다"며"로열티 조정은 퀄컴과 개별적으로 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퀄컴측도 한국기업들에 중국과의 로열티 계약내용을 통보하면서 개별협상을 통해 이를 해결하되 한국기업에 불리하게 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통부 노희도 국제협력관은 이와 관련, "로열티는 기업간 문제인 만큼 정부가직접 나서기 곤란하다"며 "중국 현지진출 강화와 로열티 재협상 등을 통해 바람직한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도록 간접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류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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