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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농어촌에 새바람 일으키는 색깔 있는 마을 5000개 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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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규용(64·사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틈만 나면 귀농·귀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맞물려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하지만 귀촌 인구가 늘어난다고 풀 죽은 농어촌에 저절로 활기가 돌지는 않는다.

서 장관은 29일 본지 인터뷰에서 “농어촌 마을 주민 스스로 마을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마을 대상을 수상한 17개 마을의 공통된 특징은 주민 참여를 통한 사전 준비였다”며 “스스로 준비된 마을에 정부의 지원을 집중하는 것이 실패를 줄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5년까지 ‘색깔 있는 마을’ 5000개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농어촌에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

 “걱정스럽다. 농어촌 면적(읍·면 기준)은 전 국토의 90%인데, 거주 인구는 전체 인구의 18%에 불과하다. 게다가 경영주가 65세 이상인 농가 비율이 절반(48.6%)에 이른다. 농가소득도 도시근로자의 59%(지난해 기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은퇴한 베이비부머의 귀농·귀촌이 늘고 있어 새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농어촌 체험마을을 찾는 방문객도 2007년 405만 명에서 지난해 946만 명으로 늘었다.”

 -활력을 불어넣을 방안은.

 “주민이 자율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충북 충주의 하니마을은 충주댐으로 인해 마을 주민의 상당수가 수몰민이 됐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이 뜻을 모아 국내 최초로 인공수정을 통한 여왕벌을 만들어내는 등 벌 사육의 메카가 탈바꿈했다.”

 -이런 사례를 늘리기 위한 묘책이 있나.

 “주민이 자율적으로 마을 발전 계획을 마련하는 농어촌 현장포럼을 확대하겠다. 일종의 멍석을 깔아주는 일이다. 올해 44개 마을의 현장포럼을 지원했는데 내년에는 234곳으로 대폭 늘린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공무원을 마을 만들기의 전문가인 현장활동가로 육성해 주민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길잡이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 내년까지 1000명의 현장활동가를 육성하겠다.”

 -귀농·귀촌 인구의 활용은.

 “베이비부머 은퇴로 2005년 1240가구였던 귀농이 지난해 1만 가구를 넘어섰다. 귀농 인구는 고령화와 공동화로 어려움을 겪는 농어촌에 도시민의 기술과 재능이 유입되는 효과를 낼 것이다. 도시민에게도 새로운 일자리를 얻고, 자신의 경험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거주지를 옮기지 않더라도 재능 기부를 통해 농어촌에 봉사할 기회도 확대하겠다. 내년에는 ‘농어촌 재능기부 운동본부’를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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