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으로의 회귀 '나의 어린 시절, 뽀르또'

중앙일보

입력

올리베이라의 뽀르또로의 귀향

에릭 로메르의 올해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공로상 수상과 함께 비공식 경쟁작에 출품한 '영국인과 공작(L'Anglaise et le duc)'이나 영국 감독 켄 로치의 새영화 '네비게이터(The Navigators)'가 이번 베니스 영화제에 공식 경쟁작으로 춤품되는 등 노장 감독들의 새 영화소식이 잇달아 들리고 있다.

올해 93세인 마노엘 드 올리베이라(Manoel de Oliveira) 감독, 99년 '아 까르타(A Carta, 편지)'로 칸영화제에서 많은 호평을 받았던 그가 최근 세미-다큐멘터리 '나의 어린 시절, 뽀르또(Porto de mon enfance)'라는 영화의 찰영을 마쳤다. 1908년 포르투갈의 뽀르또에서 태어난 감독 자신에 대한 영화로 전부 세 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관객은 우선, 뽀르또 거리를 따라다니며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게 되고, 21세기라는 "현재"라는 코드와 완전히 대비되는 오래된 사진과 기억의 파편들로 뽀르또의 아름다운 시절을 회상하고, 여전히 감독 올리베이라가 뽀르도를 버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지금의 모습을 연신 카메라에 담아 것으로 이 세미-다큐멘터리 삼부작은 완성된다.

어떻게 본다면 '나의 어린 시절, 뽀르또'는 감독의 올해 깐 영화제 출품작이었던 '집으로 돌아간다(Je rentre a la maison)'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집으로 돌아간다'는 교통사고로 부인과 딸, 사위를 한꺼번에 잃은 중년 배우(미셀 삐꼴리)의 "평범한 일상으로의 회귀"를 다룬 영화로 "아무런 내용없이, 제목처럼 간단한 영화"라고 감독 자신이 올해 칸영화제에서 밝혔다. 주인공이 새로운 여자를 만나는걸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살아가면서 얻은 지혜의 결과"로 정의했는데 이러한 인간의 보편적 특징을 "집으로 돌아간다"라는 평범한 사실로 기인시킨다. '나의 어린 시절, 뽀르또'는 아직 개봉일이 잡혀지지 않았고, '집으로 돌아간다'는 9월 12일에 프랑스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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