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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파이·캐러멜 팝콘·루이보스…‘아이스크림 셰프’ 손에서 태어난 입 안의 행복

중앙일보

입력

요즘은 모든 분야에서 수제가 인기다. 직접 키워 먹는 채소부터 손으로 만든 가구, 손맛이 느껴지는 가죽 제품까지. 아이스크림도 수제의 맛이 있다. 몸에 나쁠 것 같은 단 맛이 아닌 몸을 ‘힐링’시키는 달콤함이다. 먹고 나도 텁텁함이 없다. ‘달콤한 힐링’이 가능한 수제 아이스크림 집 세 곳을 소개한다.

이탈리아 요리를 먹는 것처럼, 펠앤콜

미식가를 위한 펠앤콜의 구운 베이컨 아이스크림.

 펠앤콜 아이스크림은 마치 이탈리아 요리 같다. 유기농 와인과 딸기, 산초 향신료인 사천성 후추를 넣었다는 ‘딸기 레드와인과 사천성 후추’ 그리고 ‘구운 베이컨’과 ‘깻잎’이 이곳의 아이스크림 메뉴다.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었을 때 느낌은 마치 시원한 요리를 먹는 기분이다.

 주인 최호준(39)씨는 “아이스크림을 음식으로 접근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펠앤콜을 “국내 1호 스페셜티 아이스크림”이라고 칭한다. 최씨가 말하는 스페셜티란 천연 재료에 수작업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뜻한다. 미국에서 오래 생활한 그는 2012년 한국에 들어오며 국내에 천연 수제 아이스크림집이 거의 없다는 걸 깨달았다. “탈지분유 들어간 맛에 익숙해 진짜 아이스크림을 먹어본 사람이 많지 않더라”는 최씨는 재료의 맛을 살린 스페셜티 아이스크림을 만들기로 했다. 이른바 ‘미식가를 위한 아이스크림’이다.

 이름만 봐서는 이런 아이스크림이 가능할까 싶게 호기심을 자극한다. 요리처럼 아이스크림도 제철 식재료에 따라 메뉴가 바뀐다. 여름에는 소금을 넣은 ‘짠 수박 소르베’와 ‘토마토바질’ 아이스크림이 있다. 가을엔 ‘호박파이’ 아이스크림이 등장하고, 겨울엔 초콜릿에 남아프리카에서 쓰는 카이엔 후추를 넣은 ‘멕시칸 핫 초콜릿’ 아이스크림이 있다. 마치 미식을 추구하는, 어른을 위한 아이스크림이라는 느낌이다. 이런 맛을 내기까지는 “외국생활을 하며 다양한 나라의 맛을 접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글로벌한 식자재로 만든 아이스크림은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10월에는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새로 문을 연식품관 ‘고메이 494’에 2호점을 냈다. 제과전문업체인 ‘올리버 스윗’과 콜라보레이션한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는 갤러리아점에서만 파는 스페셜 메뉴다. 1인분 크기의 아이스크림 케이크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가격 원 딥 4200원, 투 딥 7900원, 쓰리 딥 9900원.
영업시간 금·토요일 낮 12시~밤 12시, 일~목요일 낮 12시~오후 10시(홍대점).
위치 마포구 서교동 408-1. 6호선 상수역 1번 출구에서 극동방송국 지나 삼거리 좌회전. ‘더 막걸리’ 골목(ALAND 아웃렛 있는)에서 우측.

▶ 문의=070-4411-1434(홍대점), 02-6905-3919(갤러리아점)

정성껏 만든 엄마의 솜씨, 몰리스팝스

1. 화사한 보라색의 블루베리 팝스. 2. 효모 맥주로 만든 맥주 팝스. 3. 꾸준히 인기가 좋은 녹차 팝스.

 올 2월에 문을 연 ‘몰리스팝스’에선 수제 하드아이스크림을 판다. 손잡이를 꽂은 하드 아이스크림을 이곳에서는 ‘팝스’라고 부른다. 19.84㎡(6평)규모의 작은 매장 인테리어를 담당하는 것도 ‘팝스’다. 하늘색은 민트 초코칩, 초록색은 녹차, 베이지색은 인절미 팝스다. 여러 종류의 팝스 중 인기가 좋은 것은 ‘맥주 팝스’와 ‘씨 쏠트 캐러멜 팝스’다. 주말에 더 잘 팔리는 맥주 팝스는 효모 맥주 1.5리터를 넣어 첫 맛은 달고 끝에 맥주 맛이 난다. ‘술이 약하면 취기가 돌 수 있다’는 게 주인 문세원(37)씨의 설명이다. 맥주와 비슷한 ‘깔루아 막걸리’도 잘 팔린다. 먹기 쉬워 인기도 좋은 팝스지만 만드는 과정은 다른 아이스크림에 비해 손이 더 간다. 아이스크림을 만든 이후 모양을 잡는 몰드 작업에 들어가야 해서다. 그 다음 영하 30도 전후에서 급속 냉동한다. 재료 본연의 맛을 흐리게 하는 토핑은 가급적 넣지 않는다.

 여름에는 오렌지와 복숭아, 배처럼 상큼한 맛의 과일 팝스가 잘 팔린 반면 가을의 인기메뉴는 ‘흑임자’와 ‘밀크티’ ‘피스타치오’ 그리고 캐러멜에 팝콘을 섞은 ‘캐러멜 팝콘’이다. 브라우니 빵을 넣어 만든 팝스도 있다. 브라우니 빵과 초콜릿 칩이 함께 씹힌다. 또 팝스 모양을 한 진짜 브라우니도 판매한다.

 문씨가 몰리스팝스를 열게 된 계기는 그의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손수 만들다 가족과 지인의 권유로 가게까지 열게 됐다. 새 메뉴를 제일 처음 먹어보는 사람은 여덟 살과 여섯 살 난 문씨의 두 아이다. “매장에 진열된 메뉴는 두아이가 엄격히 검증한 맛”이라는 그는 “아이들에게 먹이는 마음으로 정성껏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격 팝스 2800원, 싱글 컵 3300원, 더블 컵 6400원.
영업시간 낮 12시~오후 10시(금·토요일은 오후 11시까지)
위치 마포구 서교동 332-20. 2호선 홍대전철역 8번 출구에서 세븐스프링스 골목 직진. ‘걷고 싶은 거리’ 사거리 좌측 방향에 있는 커피프린스 골목으로 진입해 오른쪽 골목(훼미리 마트 맞은편 골목).  

▶ 문의=070-4300-3045

눈앞에서 만들어지는 수제 아이스크림, 마체베트

1. 즉석에서 만든 마체베트의 블루베리 아이스크림. 2. 마체베트의 루이보스 아이스크림.

 카페 마체베트에서도 수제 아이스크림을 판다. 주문을 받은 동시에 특허를 받은 전용 팬위에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준다. 이미 완성된 아이스크림을 팬 위에서 섞는 것과는 다르다. 아이스크림의 베이스가 되는 우유와 파우더, 그리고 재료인 제철 생과일을 즉석에서 갈은 후에 급속 냉각시킨 팬 위에 붓고 도구로 섞어 아이스크림을 만들어낸다.

 맛을 결정하는 주재료는 포도, 딸기, 바나나 같은 제철 생과일이다. 인삼과 루이보스 티로 만든 아이스크림도 인기다. 우유와 섞인 인삼 아이스크림은 맛이 부드러워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우유와 섞이면서 쓴 맛은 없어지고 부드러움만 남는다. 특히 인삼은 겨울에도 인기가 좋다. “단골손님 중에는 인삼 아이스크림으로 아포가토(아이스크림 위에 에스프레소 원액을 부어 먹는 디저트)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는 분도 있다”고 본사 슈퍼바이저 박정주(34) 팀장은 설명했다. 홍시와 귤, 쿠키앤크림도 가을겨울에 많이 찾는 메뉴다.

 또 곱게 간 루이보스 티를 레드 에스프레소 머신에 내리는 루이보스 아이스크림은 항산화효과가 있어 임산부나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루이보스 아이스크림은 홍대와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된다.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도 이곳만의 묘미다. 미리 만들어 놓으면 식감도 거칠어지고 재료의 색깔도 변해, 번거롭지만 그 때 그 때 만드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 만드는 동안 팬의 온도는 영하 40도가 유지된다. 박 팀장은 “얇게 폈다가 뭉치는 과정을 통해 아이스크림이 쫀쫀해진다”고 설명했다. 몸에 좋지 않은 유연제와 방부제는 들어가 있지 않아 맛이 텁텁하지 않고 셔벗처럼 시원한 게 특징이다.

가격 컵 3800원
영업시간 오전 7시~오후 11시(신사점과 강남점은 24시간 운영)
홍대점 위치 마포구 서교동 338-46. 홍대 정문을 등지고 우측으로 도보 1분. 송이화방 건물 2층.

▶ 문의=02-749-0630

<글=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사진="황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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