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하반기 투자 늘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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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 벤처기업을 골라 투자하는 창업투자회사나 기술금융 등 벤처캐피털 업체 중 절반에 가까운 49.3%가 올 하반기부터 투자를 확대할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할 때는 수익모델보다 최고경영자(CEO)를 중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중앙일보와 중소기업연구원(http://www.kosbi.re.kr)이 공동으로 지난 11일부터 일주일 동안 국내 벤처캐피털 8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벤처캐피털 투자환경조사'' 에서 나타난 것이다.

지난 상반기 대부분의 벤처캐피털 업체(81.5%)가 투자를 2000년 하반기보다 줄였으나 올 하반기엔 경기전망이 불투명함에도 불구하고 내년 벤처산업의 활성화를 기대해 절반 가량이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벤처캐피털이 투자하고 싶어하는 부문은 정보통신(IT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문화콘텐츠.바이오산업.부품소재산업 등이다. 온라인사업.의학.에너지 부문을 투자대상으로 꼽은 기업은 거의 없었다.

또 벤처캐피털 업계는 투자를 결정할 때 CEO를 수익모델보다 중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의 투명성이나 기술의 상품화 가능성에는 별로 비중을 두지 않았다.

CEO는 투자기피 대상을 고를 때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혀 37.0%의 벤처캐피털 업체들이 불투명한 CEO가 경영하는 회사엔 투자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기술경쟁력이 작은 회사나 상품시장이 제한된 회사들 역시 투자기피 대상이었다.

올 하반기 국내 벤처업계의 경영환경에 대해서는 41.9%가 ''더 나빠질 것'' 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는 수익모델 부재, 코스닥시장의 침체, 자금경색, 경영능력 부족.도덕적 해이 등 CEO 문제 등을 꼽았다.

벤처업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코스닥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일정기간 주식을 팔 수 없도록 규정한 ''록업'' 제도의 폐지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가장 성공적인 벤처기업인으로는 서캠 웜 바이러스 등장으로 다시 각광받는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대표, 경영권을 세습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정문술 전 미래산업 대표, 세계 디지털 셋톱박스 시장을 석권한 휴맥스의 변대규 대표를 꼽았다.

이재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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