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첨단 우주 폭격기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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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주선처럼 발사돼 지구 궤도 근접 비행을 하면서 고공에서 초고속 폭탄을 지구 반대편까지 투하할 수 있는 이른바 `우주폭격기''(space bomber)를 개발 중이라고 옵서버 지가 29일 보도했다.

이는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개인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무기 현대화의일환으로 `신속한 지구전 수행에 타당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성층권(成層圈) 전쟁의 신개념을 미리 보여주는 폭격기는 약 96㎞ 상공까지 비행이 가능, 미군이 보유한 기존 폭격기에 비해 15배 빠른 속력으로 10배 높은 상공에서 지구 반대편 지점에 30분 이내 정밀 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는 것. 새 폭격기는 로널드 레이건 전(前) 대통령이 추진하다 현재 보류 중인 `스타 워즈'' 전략과 미항공우주국(NASA)이 록히드마틴사와 함께 연구 중인 초음속 비행기 `X-33 벤처 스타'' 개발을 적용하면 조기에 완성할 수도 있다.

실전에 투입되면 폭격기는 적의 지하 미사일 격납고를 파괴할 목적으로 전쟁 발발 수분 안에 적 레이더망이 포착하지 못하는 고도로 진입, 탄두 장착도 하지 않은미사일로 선제 타격함으로써 적 미사일 발사를 저지하게 된다.

이 폭격기는 지구 어느 상공에서도 임무 수행 후 90분 내에 기지로 귀환이 가능하다.코소보 내전 당시 미군 폭격기는 귀환하는데 24시간이 걸렸다.

이는 조지 W.부시 미 대통령이 `스타 워즈''의 아들이라고 평가받는 미사일 방어체제가 단순히 방어 목적이라고 주장하는 것과는 배치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계획은 럼즈펠드 장관이 차기 합참의장 후보로 지명한 우주사령관 랠프 에버하트 공군대장이 적극 지지하고 있으며, 크레이그 퀴글리 국방부 대변인도 모든 종류의 전쟁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빠른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민주당의 톰 대슐 상원의원 등은 이러한 계획이 우주 공간을 군사화하는 것이라며 반대를 표명하고 있으나 미 행정부는 우주 궤도가 아니라 단지 지구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미국의 스텔스기(機) 개발이 그러했던 것처럼, 신형 폭격기 개발도 국방 비밀예산에 편성돼 미 의회의 승인을 무난히 통과할 가능성은 다분하다.

영미안보정보위원회 댄 플레쉬 위원장은 미국이 군 제국주의를 추진하고 있으며,중국이나 러시아에 앞서 우주 공간을 군사적으로 점령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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