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원을 깎아주다니…불황 앞엔 어쩔수 없나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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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10억원 할인해드립니다'. 분양가격이 채당 수십억원에 달하는 바람에 외면받아왔던 타운하우스가 파격적인 바겐세일에 나서면서 속속 주인을 찾고 있다.

타운하우스는 입지나 시설 면에서는 최고급을 자랑하지만 가격이 워낙 고가여서 주택경기가 침체된 이후 저조한 분양률을 보이며 고전해왔다.

26일 경기도 일산 풍동 오르비제 빌리지 타운하우스(1588-4383). 평일 오후였지만 집을 보러오겠다는 사전예약이 3건이나 잡혀있었다.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SBS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강남에 빌딩을 소유한 재력가 역을 맡은 김정난의 집으로 등장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여기에 분양가를 40% 가까이 낮추면서 최근 계약률이 크게 올랐다.

수요 꾸준해 공급 끊기면 '희소가치' 상승

이 단지는 공급면적 지하 1~지상 4 4개동 공급면적 495㎡형 32가구로 구성됐다. 지난해 말 최초 분양 때 분양가가 한 채당 30억원이었으나 현재 18~19억원에 분양되고 있다. 여기에 분양업체가 취득세(6000~8000만원 가량)를 대신 내준다. 계약자 전원에게는 2400만원 상당의 이탈리아 여행권(2)을 무료로 제공하고 입주시에는 바비큐 및 와인 파티(200만원 상당)를 열어준다.

단지 안 에는 입주민 전용 극장과 에스테틱룸(피부관리실), 접견실, 요가장, 스크린골프장 등 고급 시설이 갖춰진다. 가구마다 메이드룸(가사도우미 휴게실)과 기사 대기실도 있다.

오르비제 빌리지 홍보 담당자는 "집값 침체기에 수십억원 대의 집을 마련한다는 것은 재력을 갖춘 수요자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가격을 크게 낮추면서 망설이던 수요자들이 계약에 속속 나서면서 지난 9월부터 현재까지 10여채가 팔렸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시 동백지구 동백 라폴리움(1577-7833)도 잔여가구를 할인 분양되고 있다. 37가구(전용 228~283)로 구성된 복층형 단독주택으로 기존 복층과 달리 1.5~2.5층 등의 중간층을 만들어 놓은 것이 특징이다. 중간층에는 침실을 배치해 사생활 침해 요소를 최대한 줄였다. 층마다 테라스가 있고 개별 정원도 제공된다.

전용 283㎡형은 최초 분양가가 19억원대였지만 현재 15억원대에 할인 분양 중이다. 분양 관계자는 "인테리어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고 잔금 유예 혜택까지 주어지기 때문에 할인 폭은 더 크다" "일부 가구의 경우 분양가의 절반 가격에도 입주가 가능하게 되면서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화성시 반송동 동탄 푸르지오 하임(031-726-9889)도 최초 분양가보다 가격을 20~30% 낮추면서 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용인 죽전지구 죽전 힐스테이트 테라스하우스(031-889-5757)도 미분양 분에 대한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전용면적 233㎡형은 최초 분양가 22억원에서 현재 19억원에 판매 중이다. 가구당 123㎡의 넓은 테라스가 제공돼 파티나 일광욕, 골프 퍼팅 등을 즐길 수 있다.

반송동 A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계속 하락하면서 고급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용인, 파주, 일산 등지에서 바겐세일이 이어지면서 주춤했던 고급주택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 일산 풍동 오르비제 빌리지 타운하우스 실제 전경. 지난해 말 완공해 계약 후 즉시 입주할 수 있다. 최근에는 분양가를 40% 가량 할인하면서 문의나 계약이 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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