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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미분양 지하상가, 새싹농장으로 재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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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실내에서 LED 조명을 이용해 채소를 재배하는 모습. 이 같은 방식으로 공사 중단 후 방치 중인 서방지하상가 안에서 땅콩새싹을 기르게 된다. [사진 광주시]

광주시는 서방지하상가 발광다이오드(LED) 식물재배시설 민간사업자 제안서를 평가해 우선협상 대상자 1순위에 ㈜장수채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장수채 컨소시엄은 공사가 중단된 서방지하상가의 내부에 자외선 LED 시설을 갖춰 땅콩 새싹을 재배하겠다고 제안서를 냈다. 일반 땅콩과는 다른 발아용 땅콩은 레스베라트롤이라는 생명연장물질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를 콩나물처럼 싹을 틔워 10㎝가량 기르면 생명연장물질 함량이 최대 100배까지 늘어난다. 땅콩 새싹은 생채로 먹을 수 있고, 건조한 후 가루로 만들어 각종 식품과 약품에 활용할 수 있어 부가가치가 크다.

 광주시 전략산업과 손경종 사무관은 “자외선 LED는 생명연장물질의 증대를 촉진하고 곰팡이균 살균에 효과가 있다. 또 지하라서 습도·온도·조도 조절이 쉽기 때문에 ㈜장수채 측이 서방지하상가를 선택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광주시 북구 서방시장 앞 도로 밑 지하상가는 길이 140m, 폭 14m, 높이 4.5m. 1997년 2월 민간사업자가 개발에 나섰으나 상가 분양이 저조해 1999년 공사를 중단하고 시에 기부채납한 이후 13년 동안 버려져 있다.

 ㈜장수채 측은 24억원을 투자해 내년 6월까지 시설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시도 27억원을 들여 지하상가 진·출입구 2곳과 환기구 4곳, 화물용 승강기 1대 등 기반시설을 설치해주고 공간을 빌려주기로 했다.

 ㈜장수채 측은 땅콩 새싹의 세척·가공 등에 필요한 10~15명의 인력을 주변 상인이나 주민으로 채용하고, 수익금 일부를 자선단체 등에 기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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