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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공부의 신 프로젝트] 대학생 베스트 멘토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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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면

내신 4등급 학생이 전국 상위 1% 이내로 성적이 껑충 뛰었다. 왕따였던 학생이 어깨를 활짝 펴게 됐다. 중앙일보가 올 3월부터 8월까지 5개월간 진행한 ‘2012 공부의 신 프로젝트’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의 성과 중 일부다. 대학생 멘토들은 공부 방법을 몰라 고민하는 전국 중·고생과 1대 1 결연을 하고 자신의 공부 노하우를 전수한 뒤 남 모를 고민도 해결해줬다. 이들 가운데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인 20명의 대학생은 ‘우수 멘토’로 선발돼 본지로부터 상금과 장학금도 받았다. 우수 멘토들의 멘토링 노하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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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고사 3~4등급 멘티, 전국 1%로 올리기도

서승범(한국외대 영어교육과 2)씨는 “내가 공부를 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해본 만큼 멘티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의고사 점수가 3~4등급이던 멘티 홍영주(서울 서라벌고 2)군의 성적을 전국 상위 1% 이내로 끌어올려 우수 멘토로 선발됐다.

서씨의 멘토링 노하우는 ‘카톡 스터디’다. 그는 홍군에게 하루 종일 공부한 내용을 시간대별로 정리해 카톡 메시지를 보내게 했다. 멘티가 보낸 메시지 내용을 토대로 일주일 단위로 ‘학습 그래프’를 그려 전송해 줬다. ‘이번 주는 하루 평균 4시간씩 꾸준히 공부했네. 대단하다’ ‘요즘엔 수학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 같아. 영어 공부 시간을 좀 더 늘려 봐’ 등 구체적 조언도 덧붙였다.

서씨의 관심과 칭찬에 홍군은 학습량을 점차 늘렸다. 멘토링 초기만 해도 책상 앞에서 한 시간도 못 버티던 홍군이 최근에는 평일 5시간, 주말이면 8시간을 꼼짝 않고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 서씨는 “이제 ‘공부하라’는 잔소리 대신 ‘조급해하지 말라’고 긴장을 풀어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뿌듯해했다.

김시욱(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 4)씨는 왕따를 당하는 멘티 김유진(가명·고교 2)양을 따뜻하게 위로하며 대화 상대가 돼 줬다. 김양은 왕따 피해뿐 아니라 부모님의 이혼과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장애까지 겪고 있는 상태라 애처로운 마음이 더했다. 친구가 없는 김양이 ‘점심시간인데 혼자 밥 먹고 있다’거나 ‘친구들 몰래 도서관에 와 있다’는 문자를 보내면 전화를 걸어 힘이 될 만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다독였다.

김씨는 “잘못을 저지른 건 친구들이고, 너는 피해자일 뿐이니 당당해져라”고 용기를 북돋워줬다. 김양은 “외롭고 힘들 때마다 멘토가 친오빠처럼 감싸줘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박은영(전남대 간호학과 2)씨도 고민 많은 멘티에게 친언니가 돼 줬다. 아버지와 단 둘이 사는 멘티 윤성아(가명·고교 3)양은 집안일을 도맡고 있어 학교 공부에만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박씨는 “처음에는 성아의 성적을 올려주고 싶은 욕심에 무리하게 학습 자료를 챙겨주며 채근하기 일쑤였다”고 회상했다. 윤양이 “언니에게 실망감만 안겨주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면목없어 하는 모습을 보고 박씨는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멘토링은 멘티를 위한 건데, 저는 제 생각만 했던 거죠. 성아와 장시간 통화를 하면서 멘티의 사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멘토링의 방향을 잡았어요.”

 이후부터 둘은 친자매처럼 돈독해졌다. e-메일 대신 손편지로 마음을 나누기도 하고, 서로에게 깜짝 선물도 자주 했다. 마음에 안정을 찾은 윤양은 공부에도 관심을 보였다. 윤양이 먼저 “이번 주는 수학 공부를 하고 싶다”거나 “영어 단어 외우는 법을 알려달라”고 도움을 요청하면 박씨가 관련 자료를 찾아 보내주고 공부한 결과물도 꼼꼼하게 살펴줬다. 박씨는 “멘티의 마음을 잘 헤아려 주고 멘토로서 신뢰를 얻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박형수 기자

◆ 2012 공부의 신 프로젝트 우수 멘토(가나다순)

강탁호(고려대)·김시욱(성균관대)·김여울·김우종·김정훈(경희대)·김한슬(숙명여대)·박은영·서민지(전남대)·서승범(한국외대)·서지혜(성균관대)·윤지윤(이화여대)·임화신(연세대)·전경란(전남대)·정미영(고려대)·채송이(중앙대)·최민우·최승연(서울시립대)·최장우(경희대)·최현태(서울시립대)·최효원(이화여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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