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용인 주택 경매 물건 많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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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경매시장은 부동산 경기의 바로미터로 통합니다.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으면 경매로 넘어가는 물건이 많아집니다.

응찰자는 줄어들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떨어지죠. 반면 시장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생기면 응찰자가 늘어나고 낙찰가율은 상승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서울·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요즘 최악입니다. 전국에서 경매 물건이 가장 많고 증가세도 빠릅니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현재 서울(1536)을 포함한 수도권의 주택(아파트, 단독주택, 빌라 포함) 경매 물건은 모두 5385건입니다. 전달(4805)보다 12%, 지난해 10(3865)보다 39% 늘어났습니다.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경매물건 서울에선 노원, 경기도에선 용인 가장 많아

서울에서는 강남보다는 강북에 있는 주택들이 경매에 많이 부쳐지고 있습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노원구의 주택 경매 물건이 117건으로 가장 많습니다.

그 뒤를 은평구(110), 강서구(104), 강남구(90), 도봉구(88), 성북구(76) 등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주택 경매물건이 가장 적은 곳은 중구입니다. 18건 정도만 나와 있습니다. 금천구(27), 성동구(31), 영등포구(31), 광진구(36), 종로구(39) 등도 경매 물건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도심지거나 산업지역 중심지여서 주거시설이 다른 지역보다 많지 않은 게 원인으로 보입니다.

경기도에서는 예상대로 용인시(316)와 고양시(283), 부천시(179), 파주시(178), 성남시(163) 등 최근 집값이 많이 떨어진 지역에서 경매물건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용인과 파주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집값 폭락으로 수도권 부동산시장 혼란의 뇌관으로 지적되기도 한 곳입니다.

과천시(3), 여주군(8), 가평군(12), 하남시(15), 안성시(19) 등은 경매 물건이 가장 적게 나오는 곳입니다. 주거시설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적거나 지역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입니다.

응찰자 서울 금천구 건당 평균 15명 몰려

응찰자가 많이 몰리는 경매시장은 어디일까요? 서울에서는 금천구로 건당 평균 15명이 입찰하고 있습니다. 영등포구(7.2), 중랑구(6.9), 강남구(6.7), 양천구(6.5), 성동구(5.9) 주택에도 응찰자가 많습니다.

금천구와 영등포구는 경매 물건조차 많지 않아 경쟁이 더 치열합니다.

반면 용산구는 건당 평균 응찰자수가 2명에 불과해 가장 한가합니다. 중구(2.3), 서대문구(2.4), 강북구(2.9), 구로구(2.9) 등의 주택물건에도 사람들이 관심이 적습니다.

경기도에서는 오산시 주택 물건에 평균 9명이 응찰해 가장 많이 몰립니다. 안산시(6.3), 광명시(6.3), 남양주시(6.2), 성남시(5.9) 주택에도 사람들이 많이 응찰하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과천시 주택에는 건당 평균 1명이 응찰해 가장 인기가 낮습니다. 가평군(1.3), 양평군(1.4), 연천군(2), 군포시(2.6) 주택도 응찰자가 별로 없네요.

서울 종로, 경기 가평 주택 ‘가장 비싸게 낙찰’

낙찰가율은 어디가 높을까요? 서울에서는 종로구가 85.56%로 가장 높습니다. 중랑구(82.79%), 동작구(82.65%), 중구(81.13%), 관악구(81.09%), 동대문구(80.21%) 등도 높은 편입니다.

요즘 낙찰가율이 80% 이상이면 시중의 급매물 수준입니다. 이 지역 주택 물건에 적극적으로 입찰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면, 강북구는 낙찰가율이 58.36%로 가장 낮습니다. 감정가의 절반 수준에 낙찰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광진구(64.76%), 송파구(70.22%), 노원구(71.55%), 도봉구(71.70%), 마포구(72.63%) 등도 낙찰가율이 낮은 곳입니다.

경기도에서는 가평군의 낙찰가율이 90.95%로 가장 높습니다. 하남시(90.42%), 오산시(87.97%), 의왕시(86.84%), 안산시(81.25%) 등도 낙찰가율이 높은 편입니다.

반면, 이천시(54.50%), 안성시(58.64%), 과천시(60.81%), 김포시(65.03%), 양평군(65.24%) 등은 낙찰가율이 낮은 편에 속합니다.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해당지역의 경매물건수, 응찰자, 낙찰가율 등을 알면 경매시장의 활성화 정도를 알 수 있다”며 “원하는 지역의 매매시장과 비교해 입찰 전략을 짜는 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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