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추가하락 가능성 높아]

중앙일보

입력

최근 경기 침체 장기화로 금리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이 잇따르면서 금리가 어디까지 더 떨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리는 일단 현재로서는 확실한 하락 현상은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더떨어질 가능성이 곳곳에 포진해 있는 상황이다.

전철환 한국은행총재는 금리 정책을 '시의성'있게 운용하겠다고 밝혀 시장에서'추가 인하'를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 총재는 또 20일 시중은행장 간담회에서 대출금리를 시장 금리에 맞춰 운용하는 '시장연동금리부 대출'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 대출 금리 인하를 간접적으로 요청했다.

한은은 작년 10월 콜 금리 인상에 대해 실기했다는 비난을 의식, 지난 5일 전격적으로 콜 금리를 4.75%로 0.25% 포인트 인하한 만큼 '시의성' 여부를 크게 의식하고 있는 눈치다.

미국도 올들어 지금까지 6차례에 걸쳐 금리 인하를 단행한데다 앨런 그린스펀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추가 금리 인하가 뒤따를 수 있다고 시사해 금융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채권시장에서는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5.66%로 하락, 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가 하면 3년만기 회사채도 AA- 등급이 6.94%로 지난 3월 이후처음으로 6%대에 진입하는 등 강세장의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다 올초 저금리 현상이 본격화한 가운데도 기업들이 하반기 경기전망이불투명하다는 이유로 투자를 기피, 자금 수요가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연말까지 저금리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는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또 세계경제 전체도 경기 침체의 터널을 지나는 모습이어서 금리가 적어도 금년말까지는 하향 안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가운데 우량 기업의 회사채 물량이 20조원규모에 이르러 이들 회사채가 금리 하락의 영향을 받아 차환 발행될 가능성이 커 금리의 하락 안정 추세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가 상반기 만큼 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져 아무래도 금리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 차제에기업들은 저금리를 활용, 구조조정에 더 힘써야 다시 고금리에 시달리는 일이 없을것" 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양태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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