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틈타 극우정당 활개 … 그리스에 나치 공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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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그리스 극우민족주의 정당인 ‘황금새벽당’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그리스인만을 위한 그리스’라는 구호를 내걸고 있는 황금새벽당은 지난 6월 총선에서 7%의 득표율로 의회 진출에 성공했다. 지금의 그리스 위기가 이민자들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이 극우정당의 지지율을 22%까지 치솟았다고 최근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그리스에 대한 긴축압박이 심해질수록, 실업률이 높아지고 국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질수록 황금새벽당의 지지기반은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편승해 극우정당이 연루된 이민자에 대한 유혈폭력사건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이민자 행상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이 당 의원 2명은 면책특권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일부 경찰관과 군인이 네오나치주의자의 외국인 공격과 불심검문에 동조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공포분위기 조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황금새벽당은 주요 레스토랑 체인을 설득해 외국인 대신 그리스인을 고용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민자 임차인을 강제로 퇴거시키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히틀러를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인물로 묘사한 당보를 발행하기도 했던 황금새벽당은 나치 십자 문양을 상징물로 채택하고 있다. 이 당은 ‘그리스에서 악취를 제거하자’는 슬로건을 내세운다. 여기서 ‘악취’는 이민자들을 말한다. 그리스 인구 1100만 명 중 이민·난민자 등 외국인은 150만 명이다. 이들이 그리스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갔다고 비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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