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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호전 기미 안보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일 삼성전자의 2분기(4~6월) 실적 발표를 접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6천억원으로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5천억원대보다는 많은 것이다. 그러나 최근 5분기 연속 1조원 이상을 기록해온 것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며,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아 회사측이 고심하고 있다.

이는 최근 수년간 삼성전자를 이끌어온 반도체 부문의 성장이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기 때문. 반도체 부문의 매출은 전분기 3조원에서 2조2천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은 1조3백억원에서 2천6백억원으로 무려 74.8% 줄었다.

D램 가격 폭락 여파로 국내 하이닉스 반도체를 비롯해 미국 마이크론.독일 인피니온 등 메이저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적자로 돌아선 것에 비하면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속도가 빨라 올 하반기에는 적자로 돌아서지 않겠느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진영훈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세계 최고수준이긴 하지만 공급과잉으로 빚어진 반도체 가격 폭락이 반등세로 전환하지 않는 한 3분기 이후 고전을 면하기 어려울 것" 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월별로는 실적을 발표하지 않는 업계관행상 6월 실적을 발표할 순 없지만 반도체도 6월 중 흑자를 유지한 것만은 확실하다" 며 "하반기에도 긴축경영을 통해 흑자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서 또 하나의 특징은 정보통신 부문의 약진이다. 1분기까지만 해도 매출.이익 모두 반도체에 뒤진 정보통신 비중이 2분기엔 반도체를 추월할 만큼 커졌다. 삼성 관계자는 "중국으로의 휴대폰 수출 호조 등에 힘입은 것" 이라며 "이같은 성장세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어지며 새로운 효자 품목이 될 것" 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4시의 기업설명회(IR)에 앞서 오전 9시30분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전화를 이용한 설명회(콘퍼런스 콜)를 열어 국내 애널리스트들로부터 "시간을 다투는 중요한 내용을 외국인에게 먼저 설명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는 불만을 샀다. 삼성전자는 "시차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 이라고 해명했다.

김준현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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