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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학의 CEO칼럼] " 권력은 죽음의 무덤을 만들고,은혜는 생명을 낳는다 "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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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나 전차를 타거나 무기를 지닌 병사들과 말들의 도용(陶俑:순장할 때에 사람 대신으로 무덤 속에 함께 묻던, 흙으로 만든 허수아비) 6천여개가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BC 259~BC 210)의 지하 무덤 속, 동서남북으로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아있는 병사처럼 가지런히 놓여 있는 곳이 있다. 세계의 8대 경이 중의 하나로 손꼽히기도 하는 중국 산시성의 리산(驪山) 남쪽 기슭에 있는 진시황릉(秦始皇陵)이다.

기원전 221년에 중앙집권적 통일국가를 이룩한 중국의 진시황은 왕좌에 오르기 오래전부터 자신이 묻힐 곳을 준비했다. 기원전 247년 진나라의 왕이 되었을 때, 그는 점술가를 시켜 리산의 산자락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고르도록 했다.

전국에서 모인 70만 명의 노동자들은 황제가 죽을 때까지 43m 높이의 거대한 고분 안에 지하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쉬지 않고 일했다. 그곳은 궁전과 제국, 세계의 진정한 비례 모형이었다. 이것은 고대국가에서 신분에 따른 계층의 차이가 생겨난 후, 강력한 권력을 가진 진시황이 죽음 이후에도 현세처럼 자신의 권력이 재현되는 믿음과 바람에서, 그리고 자신을 봉양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이 더해져 순장 대신으로 병마용 제작과 지하도시를 건설한 것이다.
역사가 헤로도토스(Herodotos, 기원전 484?〜425?) 그의 저서 ‘역사(Historia)’에서 “ 고대 그리스 발칸반도 동남부에 사는 트라키아 부족의 경우에서도, 남편이 죽으면 여러 아내 가운데 가장 사랑받은 아내를 뽑아 가장 가까운 친족의 손에 의해 남편의 묘소 위에서 살해되어 남편과 함께 매장했다”고 기록했다.

이처럼 스스로 순장을 선택한 사람들의 경우도 있지만, 순장되는 사람들 대부분은 타의와 강압에 의해 매장되었다.

중국 진나라에 살았던 위무라는 사람이 병에 걸리자, 아들 위과에게 자기가 죽으면 서모를 다른 사람에게 개가를 시키라고 하였다가 죽기 전 말을 바꿔 서모를 같이 묻어 달라고 말을 번복하고 죽었다. 위과는 순장하라는 말을 듣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개가시켜 서모의 목숨을 구해 주었다. 후에 위과가 전쟁에 나가 진나라의 두회와 싸워 위태로울 때, 서모의 아버지 망혼이 나타나 적군의 앞길에 풀을 잡아매어 두화가 탄 말이 걸려 넘어지게 하여 두회를 사로잡게 했다.

유명한 고사성어 '죽어 혼이 되어서도 살아 생전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갚는다.' 는 뜻의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등장하는‘결초보은(結草報恩)’의 유래다.

맹자는 영웅호걸,곧 대장부란 “뜻을 얻으면 백성(民)과 더불어 있고, 뜻을 얻지 못하면 그 뜻을 다듬고,부귀에 흐르지 않으며,고귀하고 천한 신분을 가리지 않고,어떠한 위협과 고난에도 굽히지 않는 인물”이라고 풀이한 적이 있다.

진시황은 황제로서 천하를 얻었으나 한 사람의 백성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고, 위과는 천하를 얻지 못했으나,한 사람의 마음을 얻었다.

다산 정약용은 “형태가 있는 것은 쉽게 파괴되고 형태가 없는 것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며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무덤도 분수에 맞게 만들라고 했다.

권력은 죽음의 무덤을 만들지만 은혜는 생명의 감사탑을 쌓는다. 무릇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자, 죽어 있는 허수아비를 만들지 말고 진정한 한 사람의 마음부터 얻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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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학 기자 kyh6384@naver.com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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