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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검 신도시] 경남 진주 금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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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경남 진주시 금산 신도시는 진주 동쪽의 대표적인 전원도시로 유명해지고 있다.

2천3백 가구 7천여 명의 면소재지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주민이 1년 만에 4천여 가구 1만3천여 명으로 늘었다.신축 중인 느티나무(4백50가구)·북진주 I파크(7백35가구)아파트 등이 10월 이후 입주하면 주민은 3만 명을 넘을 전망이다.

월아산과 남강이 어우러진 천혜의 주거단지로 각광받고 있지만 농촌지역에 갑자기 주민이 늘면서 새로 발생하는 문제점도 적지않다.

◇그림 같은 전원도시=신도시 아파트 베란다에서 서면 신라시대 축조된 6만여 평의 금호못과 월아산이 한눈에 들어온다.월아산 해돋이가 진주 8경에 포함될 정도로 장관이다.

도시 외곽을 휘감아 도는 남강은 한 폭의 그림 같다.남강변에 펼쳐져 있는 비닐하우스가 겨울철 눈 덮인 듯 반짝인다.

경남개발공사가 개발한 신도시는 1만여 평.공동택지·근린상업지역은 모두 분양되고 단독택지가 일부 남아있지만 주변 지역도 조금씩 개발되면서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최근 분양에 들어간 ‘북진주 I파크’는 분양 가격이 진주지역 최고가인 평당 4백만원 대였으나 거의 분양이 마무리될 정도로 인기다.

신도시 주변에 경남과학고·동명고·명신고·진주예고·진주체고 등 명문교들이 자리잡고 있어 교육환경도 좋다.하지만 새로 들어서는 것은 식당·노래방뿐이라는 주민들의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도로망 낙후=진주 도심과 연결되는 유일한 도로인 지방도(1009호)는 왕복 2차로·너비 8m로 비좁기 짝이 없다.인도가 없는 데다 차선도 희미해 걸어가기 겁이 난다.도도 바닥에 흙이 달라붙어 있어 차가 지날 때마다 먼지가 날린다.최근 공사 차량이 늘면서 도로 주변은 엉망이 됐다.

금산면을 가로지르는 면사무소∼석교 3㎞ 구간 중 가방∼유동(7백50m)는 아예 포장조차 안됐다.그러나 최근 교통량은 폭증하고 있다.진주시가 지방도(1009호)의 교통량을 조사한 결과 2001년 말 하루 1만2천여 대였으나 지난해 11월말 1만5천여 대로 3천여 대 늘어났다.

진주시 도로(9호)의 교통량도 2천3백72대에서 3천9백56대로 1천5백84대(66.8%)가 증가했다.

주민들은 지방도의 금산교∼문산 8㎞를 왕복 4차로로 확장해 줄 것을 건의해놓고 있지만 경남도는 1백75억원의 사업비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교통편도 제자리 걸음〓금산신도시내 버스정류장은 아침마다 진주시내로 등교하는 중·고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현재 금산과 진주시내를 오가는 시내버스는 하루 72회.주민이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 1년간 증설되지 않았다.

정재옥 금산면장은 “버스가 하루 1백20회 정도 운행해야 주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진주시내 학교를 다니는 학생은 단체로 승합차를 빌려 통학하고 있다.

흥한아파트 주민 김영미(40·여)씨는 “남편이 승용차를 갖고 나가면 진주시내 나들이 엄두를 못낸다”며 “시내버스가 자주 다녔으면 좋겠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흥한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기 전에는 진주시내까지 20여 분이면 갈 수 있었으나 지금은 체증으로 40분 이상 걸린다.

금산을 사랑하는 모임 전현권(全玄權·36)부회장은 “차량이 늘면서 주민들이 사고를 당할 위험도 높아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공공 기관 사각지대=금산파출소의 경찰관은 소장을 포함해 7명.인구가 2배로 늘었지만 하루 3교대로 2명씩 근무하는 여건은 변함이 없으며 순찰차도 한대뿐이다.

한 경찰관은 “노래방 등 유흥업소가 늘면서 치안수요는 증가하지만 경찰관이 증원되지 않아 힘 들다”라고 털어놓았다.

고층 아파트가 갈수록 늘지만 고가 사다리 등을 갖춘 소방파출소도 없다.신도시의 유일한 초등학교인 금산초등은 늘어나는 학생을 수용하기 위한 교실 4개를 증축 중에 있지만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금산초등학교가 교실 12개 증축을 요청했으나 예산 부족으로 4개만 승인이 났다.

교실 중축도 예산 배정이 늦어 이달 초 착공하는 바람에 오는 4월말에야 준공할 수 있어 3,4월 두 달 동안 2부제 수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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