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정·관계인사들 모스크바 몰려 눈살

중앙일보

입력

오라는 사람은 없어도 갈 사람은 많다?

김운용 회장이 지난 6일 모스크바로 떠날 때 수행한 사람은 고작 3명이었다. 그리고 김회장은 "아무도 오지 말라" 고 당부했다.

'도움은 되지 않고 오히려 방해만 되는 사람들은 오지 않는 게 도와주는 것' 이라는 표현이었다.

모스크바에는 여기 저기서 몰려든 한국 사람들로 왁자지껄하다. 최재승 국회 문광위원장이야 대표성이 있다고 치더라도 유종근 전북지사와 김진선 강원지사가 수행원들을 대동하고 모스크바에 왔다. 대한체육회 홍양자.조경자 부회장, 그리고 카누협회장 등은 최의원을 수행했다. 15일에는 권노갑 민주당 고문이 김봉섭 체육회 사무총장을 대동하고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급기야 모스크바 한국대사관의 김일환 홍보관이 어려움을 하소연하기에 이르렀다. 김홍보관은 혼자서 8개팀 50명을 뒷바라지하고 있다. 한국에서 몰려온 인사들은 호텔 예약에서부터 차량 수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대사관에 부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위원장 선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말 도와주고 싶고 축하해 주고 싶으면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고 조용히 할 일이다. "도움이 되지 않으니 제발 오지 말라" 고 해도 기어이 오는 사람들의 본심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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