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발표 앞둔 삼성전자 증시 향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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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0일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온통 이 회사에 쏠리고 있다. 증권거래소에서 12.4%(시가총액 기준)의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사실상 국내 증시를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

최근들어 애널리스트들의 잇따른 매수 추천에도 불구하고 실적악화를 우려한 외국인들은 지난 한주동안 삼성전자 주식1천1백75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이 지난달부터 적자를 냈다는 일부 관측도 있어 삼성의 실적 발표는 향후 증시 향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생산단가 밑도는 반도체 값〓최근 현물시장에서 1백28메가 SD램은 1.7달러~2.05달러, 64메가 SD램은 0.85달러~1.0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유럽계 투자은행인 크레딧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SFB)은 3분기와 4분기 1백28메가의 현물시장 평균가격을 각각 1.9달러, 2.1달러로 예상했다. 이는 1백28메가의 업계 평균 생산단가(4달러선)에 모자라는 수준.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줄어드는 바람에 재고는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업계 평균 재고물량이 3~4주치였지만 7월초에는 6~8주치로 늘어났다.

3분기에도 D램 가격이 현수준을 뛰어넘기 힘들 것이란 게 외국계 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 2분기 실적 감소 예상=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1분기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LG투자증권 구희진 차장은 삼성전자의 2분기 경상이익은 8천7백억원, 순이익은 6천3백억원으로 예상했다.

또 SK증권 전우종 기업분석팀장은 삼성전자의 순이익을 8천억원(자회사 실적 포함)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중 1조5천억원의 경상이익과 1조2천억의 순익을 각각 냈었다.

한편 CSFB는 삼성전자의 2분기 순이익은 1분기보다 46% 줄어든 6천4백40억원, 올 한해의 추정 순이익은 2조7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6조원)의 45% 수준이다.

◇ 증권사 투자의견=물량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과 매수에 나설 시점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서울증권 안성호 연구원은 "주가 반등을 물량 축소의 기회로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반면 SK증권 전 팀장은 "실적악화가 이미 반영된 만큼 주가가 떨어질 때 마다 분할 매수할 시점" 이라고 주장했다.

"반도체 업종 비중을 줄여야 한다" 는 의견을 내놓는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유독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매수' 또는 '보유의견' 을 제시하고 있다.

JP모건, 소시에테 제네럴(SG), IWICS, CSFB 등이 그 대표적 예다. JP모건은 목표주가를 25만원, SG는 27만8천원, IWICS는 18만원을 각각 제시했다.

또 CSFB는 삼성전자가 당분간 16만~20만원에서 거래될 것으로 보고 보유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업계가 재편되거나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면 삼성전자가 최대 수혜주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희성 기자 budd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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