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고려항공, 베이징→평양 땐 기내식이…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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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국적사들의 기내식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북한 고려항공은 어떨까.

 세계적인 공항·항공사 평가기관인 영국 스카이트랙스(Skytrax)사는 지난해 고려항공의 기내식을 전 세계에서 최하수준으로 평가했다. ‘음식의 질’에 별 1개, ‘음식의 양’에 별 2개만 줬다. 이 회사 평점은 별 6개가 만점이다. 2개 이하는 ‘형편없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6월에는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고려항공의 기내식 사진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양파 몇 조각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고기 패티를 끼워 넣은 게 전부인 ‘앙상한’ 햄버거였다. 네티즌들은 ‘세계 최악의 기내식’이라고 입을 모았다.

 반면 한 달 뒤 중국 포털사이트 소후닷컴에 등장한 고려항공의 기내식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닭고기 카레와 햄, 레몬을 곁들인 생선튀김과 피클 등으로 구성된 ‘번듯한’ 기내식이었다. 마침 비슷한 시점에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평양항공역(평양공항)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내식의 질을 높이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의 지시로 고려항공 기내식이 달라졌다”는 얘기가 돌았다. 정말일까.

 전 세계 네티즌들이 자신이 먹어본 각국 항공사의 기내식을 품평하는 에어라인밀스(www.airlinemeals.net) 사이트에는 고려항공 기내식에 대한 리뷰가 총 6건 올라 있다. 이 중 ‘Mark Wang’이란 네티즌은 2005년 10월1일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갈 때 나온 기내식과 사흘 뒤 평양에서 베이징으로 돌아올 때 나온 기내식 리뷰를 함께 올렸다. 베이징발 비행기에서 나온 기내식(사진1)은 소후닷컴에 올라온 사진처럼 가짓수도 많고 풍성했다. 반면 베이징으로 돌아올 때 나온 기내식(사진2)은 유튜브에 공개된 것과 같은 햄버거 하나였다. 결국 고려항공의 기내식은 출발지가 어디냐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났던 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베이징을 출발할 땐 현지 업체에서 기내식을 공급받는 듯하다”며 “아무리 그래도 같은 노선의 왕복편은 단가를 같은 수준으로 맞추는 게 보통인데 수준이 너무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내 기내식 공급시설 수준이 크게 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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