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문재인, 영화 … 인터넷 … 한상 만나서도 날마다 ‘노무현의 추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요즘 부쩍 ‘노무현’이란 이름을 자주 입에 올리고 있다. 문 후보는 16일 오전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한상대회에 참석해 “2004년 미국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해외에 사는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투표권이 부여돼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전날엔 한국인터넷포럼 주최의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노무현 대통령도 밤늦은 시간까지 댓글 달다가 국정에 전념 안 한다고 (여론에) 야단맞았다”며 “그렇게 소통하려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13일 자신이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보면서 울었던 이유에 대해 “영화가 노무현 대통령 생각을 많이 나게 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엔 평택2함대를 방문해 기자들에게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의 주장(노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이 사실이라면 노무현 전 대통령 대신 제가 사과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선 ‘의도성’이 엿보인다는 시각이 있지만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문 후보가 영화를 보고 난 이후 부쩍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전략적인 판단에 의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이후 당내 비노 그룹은 문 후보의 대표적 과제를 ‘탈(脫)노무현계’로 꼽았다. 친노(親盧) 색채를 벗어 던지지 않으면 표를 더 얻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여기에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도 ‘정치쇄신’의 일환으로 계파 청산을 암묵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단일화가 된다 하더라도 이후 연대·연합하는 과정에서 특정 계파의 패권이 존재하는 한 정치쇄신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문 후보는 거꾸로 ‘노무현의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한 측근은 “문 후보는 노 전 대통령과 인위적으로 거리를 둘 필요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며 “박근혜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둘 수 있겠느냐”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