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 `공짜 전략'으로 시장공략

중앙일보

입력

`리눅스 일단 써보고 좋으면 구입하세요''

리눅스 운영체제(OS) 및 오피스 업체인 한컴리눅스의 74명 전 직원은 요즘 자신들이 졸업한 대학 등을 찾아 다니며 최근 출시한 `한컴리눅스 OS 2.0'' 제품 CD를 공짜로 나눠주느라 바쁘다.

이 회사는 지방 대학들의 경우 제품을 요청해오면 운송비용도 부담해 택배로 보내주고 있다.

지난달 중순부터 무료 배포를 시작, 지금까지 전국 100여개 대학의 150여개 전산관련 학과에 3만장의 CD를 보냈다.

이 회사는 지난달 24∼2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컴퓨터.소프트웨어 전시회에 참여해 관람객들에게 5만장을 공짜로 나눠줬으며 이번주부터는 용산 전자상가를 돌며 2만장을 더 뿌릴 예정이다.

공 CD 한장값을 1천원으로 계산해도 전체 비용이 1억원이고 포장 및 택배비까지포함하면 1억5천만원이 넘어 벤처기업으로는 만만찮은 비용이다.

삼성SDS와 미국의 터보리눅스가 최근 설립한 조인트벤처인 터보리눅스시스템즈도 자사의 서버용 솔루션인 `터보리눅스 서버 6.5''를 지난달부터 무료로 배포하고있다.

정품 CD 한장 가격은 20만원이다.무료 배포판은 두달간만 사용이 가능하지만 현재까지 5만장이 나가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앞서 미지리서치는 지난해부터 한글화 작업을 벌여온 리눅스용 오피스 프로그램인 `스타오피스''의 소스코드 공개 버전인 `오픈오피스''를 지난 3월부터 CD로만들어 최소 경비만 받고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지난달말까지 벌였다.

리눅스 업체들이 이처럼 무료 배포 전략을 펴는 것은 나름대로 노리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컴리눅스의 경우 OS와 오피스를 묶어 `한컴리눅스 딜럭스 1.5'' 패키지 제품을5만5천원에 팔고 있으며 단체 계약인 라이선스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어 리눅스 OS를 미끼로 삼아 `대어''를 낚겠다는 복안이다.

컴퓨터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대학가가 일단 리눅스를 윈도처럼 널리 사용하게 되면 자사의 매출이 급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이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터보리눅스시스템즈도 무료 배포판의 사용기간이 끝나면 일단 제품 성능 맛을 본 사용자 중 일부는 제품을 구매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한 이 제품의 무료 배포를 통해 회사가 종전의 터보리눅스에서 터보리눅스시스템즈로 새롭게 출발하는 것을 알릴 수 있는 홍보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생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눅스는 아직 윈도에 비교하면 사용자가 미미한 수준으로 업체들이 일단 돈을 벌기 위해서는 리눅스의 대중화에 힘써야 한다는 생각이다"면서 "이번 무료 배포로 인해 최근 들어 대학가 등에 리눅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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