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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이야기] '상품 크기는 점포 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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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상품 크기는 점포 크기에 비례한다(?)'.

편의점에서 파는 상품은 갈수록 소용량화하는 반면 할인점 상품은 반대로 대용량화하고 있다.

최근 편의점에서는 일명 '한뼘 상품'들이 득세하고 있다. 컵라면.김치 등 먹을거리는 물론이고 샴푸.칫솔.무스 등 생활용품도 용기의 높이가 10㎝ 안팎인 소형 상품들이 매대를 채우고 있다.

액채형 구강청정제는 11㎝, 무스는 12㎝, 남성스킨 9㎝ 등이다. 수퍼나 할인점에서 파는 일반 상품에 비하면 절반 크기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간장.참기름.식용유 등도 한뼘 상품으로 선뵈고 있다.

LG25 관계자는 "편의점의 특성상 간편하게 한 번 사용할 제품을 찾는 10~20대 소비자들이 많은 편"이라며 "미니상품이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식료품의 경우 전체상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이를 정도로 잘 팔린다"고 말했다.

이 업체가 파는 용량이 다른 두 종류의 포장김치의 판매 현황을 봐도 '편의점파'들의 소포장 선호경향은 뚜렷하다.

부피가 큰 5백g짜리의 점포당 하루 평균 매출은 2년 전 4만6천원에서 최근 3만7천원으로 떨어진데 비해 80g짜리 소포장 제품은 2만8천원에서 3만6천원으로 크게 올랐다.

반면 '할인점파'들은 대용량 제품을 좋아한다. 스낵류를 중심으로 대용량화가 진행되기 시작해 지금은 우유 등 음료와 세제, 기저귀 등 생활용품 전반으로 확산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할인점은 편의점만큼 자주 찾기 곤란해 용량이 큰 제품이 인기"라며 "용량을 키우면 포장비.물류비용이 절감되고 가격도 낮아져 소비자와 업체에 모두 이익"이라고 말했다.

최근 눈길을 끄는 제품은 유아용 분유.자녀가 먹는 제품이라 주부들이 '리필'제품을 사는 것을 꺼린다는 점을 간파한 업체들은 대용량화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한 분유업체가 할인점과 손잡고 기존 7백50g 단위의 제품 용량을 9백20g으로 늘려 판매하기 시작하자 경쟁업체들도 일제히 할인점용 대용량 제품을 내놓았다. 같은 용량으로 환산할 때 가격은 5% 가량 떨어졌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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