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 야생의 추억 … 가을 타는 남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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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울긋불긋한 코스모스 꽃밭 위로 파란 물감이 뚝뚝 떨어질 듯한 가을 하늘이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란 말을 입증하듯 요즘 하늘은 더없이 높고 파랗다.

 가을에 하늘이 유난히 높아 보이는 이유는 뭘까. 기상학적으로 설명하자면 양쯔강 고기압 기단의 하강(下降)기류 때문이다.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면서 구름이 거의 생기지 않아 하늘이 높아 보인다. 또 하늘이 새파랗게 보이는 건 하강기류 덕분에 먼지가 떠오르지 않아 빛의 산란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햇빛을 구성하는 여러 빛 가운데 파장이 긴 붉은빛은 먼지와 충돌해도 흩어지지 않고 지표면까지 잘 도달한다. 반면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강한 파란빛은 먼지와 부딪히면 이리저리 흩어져 버린다. 먼지가 가라앉은 요즘은 파란색이 지표면까지 많이 도달해 인간의 눈에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이다.

 바람이 선선한 가을이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는 남성이 많다. 원시시대 때부터 남성은 사냥에, 여성은 채집에 맞게 인체를 적응시켜 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산에 들에 꽃이 피고 나물이 돋는 봄이 오면 채집생활 유전자가 남아 있는 여성의 마음이 설렌다는 것이다. 반면 남성은 사냥의 최적기인 가을과 초겨울이 되면 야외로 나가고 싶은 충동에 시달린다. 이번 주말 은 야외활동에 적당한 날씨지만 무리한 등산·운동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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