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우뇌의 시대’ 흐름 읽은 애니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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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윤상직
지식경제부 1차관

최근 ‘애니팡’이라는 모바일 게임이 유행이다. 출시 5개월 만에 하루 사용자가 1000만 명을 넘어 ‘국민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모양이다. 애니팡의 성공사례는 단순히 놀이문화로서뿐만 아니라 산업적 측면에서도 우리에게 몇 가지 시사점을 준다.

 먼저, 융합이 계속 진화·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몇 년 전 ‘아이폰 쇼크’에서 시작된 기술과 인문학 간의 융합이 이제는 산업·기술 간의 융합을 넘어 완전히 대세로 자리 잡은 느낌이다. 애니팡의 성공요인은 재미뿐만 아니라 점수·순위가 지인들에게 공개돼 상대방을 이기고 싶은 경쟁심, ‘하트’ 주고받기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싶은 인간관계적 요소들을 게임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디자인·콘텐트와 같은 소프트 경쟁력이 뒷받침된 것은 물론이다.

 둘째, 융합이 우리 경제에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는 점이다. 정보기술(IT)과의 융합은 지능형 자동차처럼 기존 산업을 고부가가치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했다. 또 모바일게임, 스마트 의료·교육 등 융합 신산업 출현은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힘이 되고 있다.

 셋째, 융합은 실업 해소와 일자리 창출에도 시사점을 준다. 애니팡을 만든 ‘선데이 토즈’라는 기업은 소수의 소프트웨어를 전공한 젊은이들이 만든 벤처기업이라고 한다. 융합을 통해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신산업을 지속 창출한다면 일자리 창출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융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융합 확산을 위한 여러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해 ‘산업융합촉진법’을 제정하고, 올해에는 융합이 이끄는 미래상을 제시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정책을 담은 ‘제1차 산업융합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우리 시대의 메가 트렌드인 융합 확산을 위한 인프라는 아직도 부족하다. 정부는 앞으로 융합시대를 선도해 나가기 위해 크게 세 가지 측면에 주력할 계획이다.

 첫째, 융합을 통한 신성장동력 창출이다. 앞으로 전기차·스마트폰 등 산업 측면의 융합을 넘어 의료·교육·국방 등에서의 생활밀착형 융합을 적극 추진할 것이다. 이를 위해 융합형 신산업을 지속 발굴하고 기술 개발, 조기시장 창출 등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둘째, 새로운 융합제품이 시장에서 확산할 수 있도록 인증제도·지원체계를 계속 확충하고 융합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를 정비해 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융합 트렌드에 맞춰 인문·공학·예술 등 다(多)학제적 융합화 소양을 갖추고 산업현장의 융합화를 주도해 나갈 인재 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 2개 산업융합대학원을 신규로 지정·운영할 예정이다.

 미래는 ‘하이컨셉트(High-concept)의 시대’ ‘우뇌의 시대’라고 한다. 앞으로는 감성과 예술까지 아우르면서 전체를 조망하는 창의적이고 종합적인 능력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융합은 우리의 잠재력을 종합해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세계를 주름잡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창출될 것이다.

윤상직 지식경제부 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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