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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박준서 넘기고, 황재균 뒤집고 … 롯데 먼저 웃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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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롯데 박준서(오른쪽)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 3-5로 뒤진 8회 초 동점 투런홈런을 날린 뒤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다. 두산 3루수는 이원석. 롯데는 5회 말 잇단 실책으로 역전당했으나 박준서의 대타 홈런으로 분위기를 뒤집었다. [연합뉴스]

화려한 포스트시즌 데뷔전이었다. 데뷔 12년 만에 처음 포스트시즌에 출전한 롯데 내야수 박준서(31)가 ‘행운의 사나이’로 우뚝 섰다.

 박준서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5로 지고 있던 8회 초 1사 1루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그의 포스트시즌 첫 타석.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박준서는 상대 투수 홍상삼의 2구째 135㎞짜리 포크볼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살짝 넘는 동점 2점 홈런을 때려냈다. 역대 포스트시즌 7번째 데뷔 타석 홈런이자 3번째 데뷔 타석 대타 홈런. 박준서의 홈런 한 방에 두산 쪽으로 끌려가던 흐름은 롯데로 넘어갔다.

황재균이 4회 초 2사 1,3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치고 박계원 코치의 축하를 받고있다. [김민규 기자]

 박준서는 연장 10회 초 무사 2루에서 번트 안타를 성공시킨 뒤 득점까지 하며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2타수 2안타(1홈런)·2타점·2득점의 만점 활약을 남겼다. 롯데는 연장 10회 초 상대 실책과 2안타를 묶어 3득점하며 8-5로 승리해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사실 박준서는 올 시즌 전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다. 광주상고 시절 ‘제2의 이종범’으로 불린 기대주였으나 프로 데뷔 후 이렇다 할 활약 없이 1, 2군을 전전했다. 양쪽 손목과 팔꿈치, 손가락 수술 등 부상에 시달렸다. 2009년에는 이름을 ‘박남섭’에서 ‘박준서’로 개명하며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하지만 올 시즌 후배들에게 밀려 데뷔 후 처음으로 전지훈련 명단에서도 제외되면서 야구 포기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그러나 박준서는 “아내가 ‘1년만 즐겁게 야구해 본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해 마지막으로 최선을 다해보자고 올 시즌 뛰었다”고 했다.

 바닥에 떨어지니 올라갈 일만 남아 있었다. 약하다고 평가받던 타격이 살아나면서 87경기 타율 2할7푼5리·2홈런·12타점으로 활약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멀티 수비 능력과 좌우타석 모두 서는 스위치 타자로 당당히 포스트시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트시즌에서 수비가 아닌 타격으로 맹활약하며 준플레이오프 1차전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혔다.

 반면 두산은 김현수가 또 한 번 병살타 악몽에 고개를 떨구며 이길 기회를 놓쳤다. 김현수는 5-5이던 9회 말 1사 1, 2루 끝내기 상황에서 상대 투수 김사율의 초구를 잡아당겼다. 하지만 잘 맞은 타구가 롯데 1루수 박종윤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는 직선타가 됐고, 박종윤이 1루를 밟아 오재원까지 잡아내며 순식간에 이닝을 끝냈다. 김현수는 그라운드에 쓰러진 채 머리를 감싸 쥐었다.

롯데는 10회 초 황재균의 좌익선상 2루타로 6대 5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손아섭의 스퀴즈번트가 상대 실책으로 이어지며 2점을 추가해 승세를 굳혔다. 

허진우 기자

준PO 1차전 승부처

<4회 초> 롯데 3-0 두산

롯데, 2사 1·3루에서 황재균, 문규현, 손아섭의 3연속 안타로 3득점

<5회 말> 롯데 3-4 두산

두산, 무사 2루에서 양의지의 중전 적시타. 이어진 1사 2루에서 이종욱의 2루타로 추가 득점하며 1점 차 추격. 2사 1·2루에서 롯데 투수 송승준의 견제실책으로 동점, 2사 3루(김현수)서 윤석민 1타점 적시타로 역전

<7회 말> 롯데 3-5 두산

 두산 1사 2루(김재호)서 오재원 1타점 적시타

<8회 초> 롯데 5-5 두산

 롯데 1사 1루(박종윤)서 대타 박준서 2점 홈런

<10회 초> 롯데 8-5 두산

  롯데 무사 1·3루서 황재균 1타점 2루타. 이어 1사 2·3루서 손아섭의 스퀴즈번트 때 상대 실책 겹쳐 2득점

양팀 감독 말

▶양승호(롯데 감독)=“지옥과 천당을 왔다갔다 했다. 송승준이 잘 던졌는데 수비 실책으로 동요한 게 아쉽다. 그런 상황에서 무너지는 게 롯데였는데 마지막에 극복해내 만족스럽다. 연장 10회 스퀴즈 번트는 점수를 낼 수 있는 상황에서 점수를 낼 수 없는 타자라면 작전을 써야 이길 수 있다고 봐서다. ”

▶김진욱(두산 감독)= “선수들 움직임 자체는 좋았다. 선발 니퍼트를 6회까지 던지고 내려오게 한 건 홍상삼을 길게 가고 마무리 프록터를 올리려 해서다. 구원 등판한 홍상삼이나 김승회가 실점하긴 했으나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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