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시중은행서 860여명분 세금 8억7천여만원 횡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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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의 '稅盜'사건을 수사해온 인천중부경찰서는 2일 한빛.조흥.주택.외환은행 등 4개 은행에서 866명이 낸 등록세 등 모두 8억7천800만원의 세금을 가로챈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수사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구속 3명, 수배 2명, 불구속1명 등 관련자 6명에 대한 사법처리 및 수배조치를 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또 연수.남구 등 시내 10개 구.군 가운데 7곳에서 통보한 횡령금액은 16억3천500만원이지만 ▲6일이상 입금치 않고 쓴 경우 ▲6일이상 입금치 않더라도 1∼2회에 그친 경우 등 7억5천700만원에 대해서는 불입건했다.

구속된 한빛은행 연수지점 전 수납담당 여직원 박모(32)씨의 경우는 지난 99년 4월부터 지난 4월까지 모두 768차례에 걸쳐 등록세 8억2천만원을 가로챘다.

박씨는 횡령액이 5억원을 넘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됐다.

주택은행 주안지점 전 여직원 김모(27)씨도 지난 99년 1월부터 같은해 5월까지79차례에 걸쳐 등록세 및 각종 공과금 등 3천100만원을 가로챈 혐의(업무상횡령)로구속됐다.

외환은행 부평지점 전 직원 이모(42.여.구속)씨는 남편 김모(42.경매사.불구속)씨와 짜고, 등록세를 낸 것처럼 꾸며 744만원을 가로챘으며, 조흥은행 인천지방법원출장소 여직원 이모(30.수배)씨는 885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횡령혐의로 수배된 납세자 김모(35)씨는 지난 99년 11월 농협 안산시청 출장소의 출납인을 위조날인하는 수법으로 등록세 646만원을 내지 않았다.

인천중부서 송민헌 수사과장은 '금융기관의 수납직원에 대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전혀없고, 횡령사실을 적발해도 대외신인도 하락을 우려해 내부 징계에 그치는 등 대형 금융사고 발생의 우려가 높다'며 '구청 세무담당 직원들의 직무유기 혐의에 대한 추가수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김명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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