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만루홈런에 무너진 매리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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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연예계에서는 어느 누구도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직종의 특성상 누구라도 한 순간 반짝하는 스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의 홈구장 세이프코 필드에서 벌어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매리너스의 대결은 그 말의 위력을 실감케한 경기였다.

영건 3인방의 리더인 팀 허드슨을 내세운 어슬레틱스와 최근 들쑥날쑥한 투구로 불안한 존 할라마를 내세운 이날 경기는 1회말 에드가 마르티네스의 홈런타구를 그물처럼 낚아올린 중견수 자니 데이먼의 호수비로 어슬레틱스가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이어지는 2회초 공격에서 어슬레틱스는 1사 주자 만루의 기회를 9번타자 라몬 에르난데스가 좌측펜스를 넘어가는 라인드라이브 홈런으로 연결, 손쉽게 리드를 잡았다. 지난 2년간 17개의 홈런을 기록했으며 올 시즌 3개의 홈런과 10개의 2루타로 3할대 초반의 장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에르난데스가 바로 이날의 깜짝스타였다.

매리너스는 4회말 집중 3안타와 상대실책을 묶어 3득점, 한점차 추격을 벌였지만 어슬레틱스는 5회초 테렌스 롱의 2점홈런에 힘입어 3점차 승리를 거뒀다.

어슬레틱스로서는 주포 제이슨 지암비가 장딴지 부상으로 결장한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는 기쁨을 맛봤으며, 최근 두 경기에서 패전을 기록했던 허드슨도 3수 끝에 시즌 8승을 달성했다.

반면 매리너스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른 스즈키 이치로는 5타수 1안타로 부진했으며 패전투수가 된 할라마는 지난 4월 3일 미겔 테하다에게 만루홈런을 맞은데 이어 다시 어슬레틱스 선수에게 만루포를 허용했다.

최근 타격보강을 위해 뉴욕 양키스와 트레이드 설이 분분한 매리너스는 타격보다는 투수진의 부침이 걱정되고 있는 실정이라 어느 한 부분만을 생각하기 힘든 상황이다. 브렛 톰코와 알 마틴을 내주고 양키스의 척 노블락을 데려온다는 루머가 있긴 하지만, 전문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매리너스가 상대전적 8승 4패로 앞서 있는 두 팀의 13차전은 29일 세이프코 필드에서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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