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대우차 인수 GM에 특혜줄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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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타결될 것 같던 GM과 대우자동차(이하 대우차)간의 매각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번 포드자동차와의 경우처럼 협상이 무산되는 게 아닐까 걱정하는 시각이 많다. 왜 이렇게 대우차의 협상이 더딜까.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산업은 생산시설의 과잉현상을 보이고 있어 회사간 합병이 국경을 뛰어넘어 이뤄지고 있다. 초대형 자동차 업체도 종전의 자동차 생산거점을 재편하면서 생산성이 낮은 공장을 과감히 폐쇄하고 있다.

대우차는 국내외적으로 매우 어려운 입장에 처해 있다. 재무구조가 불량해 부실의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그러면 이렇게 불리한 입장에 처해 있는 대우차를 인수하겠다고 하는 GM과의 협상에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할까.

GM이 대우차를 기꺼이 인수해 흑자를 낼 수 있게 영업기반을 만들어 주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즉 정부가 앞으로 상당 기간 발생할지 모르는 우발채무를 책임지고 이익을 낼 때까지 세금을 감면해 줘야 한다. 또 채권단은 대우차의 부채를 거의 탕감해 줘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주장이 국익을 해치는 것이라는 식의 반론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우자동차를 GM이 인수해 흑자를 내면 그 혜택은 고용 창출과 세금 등으로 우리에게 돌아온다. 지금까지 대우차 문제를 풀지 못해 생긴 모든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하려면 탄력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채권단이 인수 초기부터 대우차의 주식을 상당 부분 인수한다면 GM이 너무 특혜를 볼 것이라는 일부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 것이다.

서정선 명지대 투자정보 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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