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122명 죽은 '감옥섬'을 日이…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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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가사키(長崎)항에서 18㎞ 떨어진 하시마(端島). 남북 480m, 동서 160m의 이 작은 섬은 일제 강점기 때 강제 동원된 조선인 광부 122명이 고된 노동과 열악한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숨진 어두운 역사를 품고 있다.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지원위)는 ‘감옥섬’으로 불린 하시마 탄광의 조선인 강제동원 실상을 정리한 정부 보고서를 4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하시마 탄광은 깊게는 해저 1000m까지 파내려 갔다. 채탄 작업 중 바닷물이 갱내로 비처럼 쏟아졌다. 탄광 안에선 응축된 메탄 가스가 암벽을 뚫고 순간적으로 분출하는 ‘가스돌출’ 현상이 자주 일어났다. 갱 천장이 무너지거나 암석이 떨어지는 사고도 많았다.

갱내 온도는 45도를 넘었다고 한다. 일부 생존자는 “너무 힘들어 섬을 나가려고 신체 절단까지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지원위는 1944~45년 하시마에 800여 명의 조선인이 강제동원된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일본 정부와 자치단체는 2015년 목표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강제동원 사실을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송지영 기자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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