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학 수요에 맞춘 슈퍼컴퓨터 개발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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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학의 발전과 더불어 슈퍼컴퓨터 개발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80년대까지만해도 핵무기 개발 등 국가 기밀분야로 국한됐던 슈퍼컴퓨터의 이용범위가 유전학 분야로 확대되면서 그 처리속도가 유전자 혁명을 뒤따르지 못할 우려가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유전학과 생명과학이 컴퓨터 산업을 바꾸고 있다"는 미국 컴팩 컴퓨터사 타이 라비 이사의 말은 최근의 변화상을 잘 대변한다고 할 수 있겠다.

생물학과 고성능 컴퓨터의 결합으로 태동한 배아연구 분야, 즉 생명정보학은 인간게놈을 해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생명공학 벤체 셀레라 제노믹스와 미국정부의 인간게놈 프로젝트 연구자들이 30억개에 달하는 인간게놈 염기쌍 지도를작성할 수 있었던 것도 초고속 컴퓨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래의 질병치료 약품을 개발을 위해 3만여개의 유전자와 수만개의 단백질을 연구해야 하는 과학자들로서는 효능 시험을 위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을 위한방대한 분량의 정보저장 공간을 필요로 하고 있다.

또한 실험실을 벗어나 개개인의 유전자 특성을 고려, 그에 걸맞는 치료를 할 수있는 개인 의약품 개발차원에서 볼때, 개인의 유전자 자료를 디지털 방식으로 저장할 수 있는 컴퓨터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사의 생명과학팀장 시아 자데는 "만약 60억명의 DNA를 저장하고 해독하려면 그 숫자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선 마이크로시스템, 컴팩 컴퓨터, IBM 등의 세계적인 컴퓨터 회사들은 생명과학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해오고 있다.

특히 IBM은 오는 2004년까지 이 분야 시장규모가 연간 4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추정, 초당 작업횟수가 1천조회에 달하는 슈퍼컴퓨터 개발을 목표로 `블루 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총 1억달러가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가 완성될 경우 오늘날의 데스크탑 컴퓨터보다 2백만배의 처리용량을 지닌 슈퍼 컴퓨터가 탄생, 단백질이 어떻게 형태를 변경하는 지를 규명하는데 사용되게 된다.

컴팩 컴퓨터는 셀레라 제노믹스 및 샌디아 국립연구소와 손을 잡고 초당 계산속도 100조회의 슈퍼컴퓨터를 개발중이다.

애틀랜타 소재 생명정보 회사인 뉴텍 사이언스는 IBM 서버 1천250개를 연결, 초당 7조5천회의 계산속도를 지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상업 컴퓨터를 개발해 에모리대학 윈십 암 연구소 등과 연구소에 임대할 예정이다.

셀레라 제노믹스 기술 책임자 마샬 피터슨은 "단일세포의 기능을 규명해 내기위해서는 초당 500회의 처리속도를 지닌 컴퓨터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는컴퓨터 혁명을 요구하는 것이며 지금과 같은 발전 단계에서는 이를 만들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록빌<미 메릴랜드주>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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