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황순원 문학상 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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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未堂) 서정주(徐廷柱) 와 황순원(黃順元) 선생은 각각 시와 소설 부문에서 민족 정신과 정서를 가장 세련된 우리 말로 표현한 최고의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20세기 우리 문학을 대표해온 두 분이 20세기의 마지막 해인 지난해 잇따라 타계한 것을 계기로 중앙일보는 그분들의 이름으로 주어지는 문학상 제정을 추진했다.

세기가 바뀌고 삶의 양식이 달라진다 해도 결코 변해서는 안될 인간성과 한국인의 정체성, 그리고 우리 말의 아름다움을 그분들의 문학을 계승하면서 확대.심화시켜 나가기 위해서다. 추진과정에서 황순원 선생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었으나 미당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했음도 사실이다.

시에서 한국인 마음의 깊이와 아름다움, 한국어 자질을 가장 세련되게 가꾼 최고의 시인임은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그의 친일.친독재 부분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문인들이 미당이 우리 현대시에 끼친 공이 그의 흠결을 덮고도 남을만하다는 데 동의했고, 현 정부에서도 "미당에 대해서는 시로 말해야 옳다" 며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한 사실에 유념하며 오랜 논의 끝에 상을 제정하게 됐다.

양 유족측에서도 "가장 공명정대하게 이 상을 운영할 주체로서 중앙일보를 선택한다" 며 흔쾌히 제정과 운영을 중앙일보에 일임했다.

중앙일보는 심사의 객관성.공정성을 위해 3심제도를 채택했다.

심사기간은 2개월로 잡고 1차로 두 상 각각 현장문학평론가 및 현역 시인.소설가 50명에게 의뢰,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발표한 모든 시.소설을 대상으로 10편씩 추천 받는다. 이 중 다득표 순으로 시.소설 각 30편을 확정, 2차 예심에 올린다.

2차예심에서는 후보작을 각 10편으로 압축해 본심에 올려 수상작을 확정한다. 수상작을 포함, 최종 예심에 오른 시.소설은 『문예중앙』(중앙 M&B) 에서 10월 중 각각 단행본으로 발간한다.

중앙일보는 시인이나 소설가의 지명도나 심사위원의 영향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작품 자체의 수준을 기준으로 문단 및 독자 모두가 납득할 최고의 작품을 뽑는 데 엄정을 기할 것이다.

미당문학상과 황순원문학상이 최고 권위의 문학상으로 영구히 존속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며 독자와 문학인 여러분의 성원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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