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골키퍼에 울다 웃은 이회택 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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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다가 웃으면 어떻게 되지?" `그라운드의 승부사' 이회택 전남 감독은 27일 부산과의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긴 뒤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었다.

주전 골키퍼 박종문의 부상으로 이번 정규리그부터 대타로 기용된 후보 김태진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기 때문. 이 감독은 경기 전 "마시엘이 고장났는데 수문장까지 불안해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지만 김태진은 이날 보란 듯 마니치의 페널티킥을 막아내 팀을 연패의 늪에서구해냈다.

전남이 최선걸의 헤딩골로 간신히 1-1 균형을 이룬 후반 29분. 김태진은 마니치가 골문 오른쪽을 향해 강하게 땅볼로 찬 것을 몸을 던지며 쳐낸 뒤 달려들어오는 김재영의 다이빙슛까지 육탄 방어, 부산의 기세를 꺾어 놓았다.

박종문이 지난달 18일 포항과의 연습경기 도중 손등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틈타 골문을 맡게 된 그는 지난주 부천전에서 안승인의 두번째골을 막지 못해 패배의 멍에를 썼지만 이날 만큼은 단연 `히어로'로서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반대로 마니치는 수원과의 아디다스컵 결승 2차전에 이어 또다시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불운에 울어야 했다.

이 감독은 "경험이 적어 상황판단력이 다소 부족하고 공중볼 캐치가 미덥지 못하지만 땅볼수비와 투지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며 가슴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부산=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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