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위기의 페드로 마르티네스

중앙일보

입력

1993시즌이 끝나고 LA 다저스는 페드로 마르티네스(보스턴 레드삭스)를 버렸다.

저런 가냘픈 몸으로 무시무시한 공을 뿌려댔다가는 틀림없이 어깨가 망가질 것이라는 예상이 프랭크 조브 박사 · 토미 라소다 감독 · 프레드 클레어 단장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그러나 마르티네스는 이들을 바보로 만들었다. 97년 서클체인지업을 완성한 마르티네스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특급투수로 도약했고, 무대를 아메리칸리그로 옮긴 98년부터는 메이저리그 전체를 호령하기 시작했다.

다저스 관계자들의 장담이 있은지 8년 후인 지금도 마르티네스는 빅리그 최고의 투수로 군림하고 있다. 그러나 1년에 한번씩 꼭 탈이 나는 그의 어깨는 마치 시한폭탄과도 같다.

27일(한국시간)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전에 선발등판한 마르티네스는 5이닝을 넘기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22일의 복귀전에 이어 두번째다.

마르티네스의 어깨는 3년 연속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해서 탈이 나고 있다. 99년에는 올스타게임에서의 무리로 후반기 초반에 부상자 명단에 들어갔으며, 지난해에는 전반기 막판의 부상으로 올스타전에 나서지 못했다.

올해는 조금 일찍 찾아와 마르티네스는 지난 11일부터 열흘간의 휴식기를 가졌다. 문제는 언제나 부상에서 복귀하자마자 다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경기가 끝나고 레드삭스의 지미 윌리엄스 감독은 마르티네스가 15일자 부상자 명단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또한 마르티네스는 오른쪽 어깨에 대한 정밀검사도 받게 된다.

마르티네스의 부상이 장기화된다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동안 노마 가르시아파라의 공백은 매니 라미레스가 메웠지만, 마르티네스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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