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전세계 온실가스 30% 배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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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난 100년간 전체 지구 대기에 뿜어져 나온 온실가스의 30%를 혼자 배출했으며, 인구당 배출량과 점유율 등 어떤 기준으로 재더라도 세계 최대 대기오염국의 오명을 벗을 수 없다는 내용의 연구보고서가 제시됐다.

세계자원연구소(WRI)가 교토(京都)협약 준수 촉구를 위한 국제회의에 맞춰 26일 헤이그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선진국들은 지난 20세기 100년간 전세계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의 60%를 뿜어내 지구 온난화를 진행시킨 주범으로 지목됐다. 특히 미국은 전체 배출량의 30%를 독차지해 독보적인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지적됐다.

반면 미국의 조지 W.부시 행정부가 교토협약 비준을 거부하면서 대기오염 잠재국으로 거론한 중국과 인도의 경우 전체 배출량 대비 점유율이 각각 7%와 2%에 불과했다.

1인당 배출량도 미국이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는데, 지난 99년 1인당 연간 탄소배출량은 5.6t으로 중국의 10배, 인도의 20배에 달했다.

보고서는 이어 개발도상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향후 10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에 있어 여전히 독보적인 위치를 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오는 2010년까지 연간 3억t씩 탄소를 쏟아내는 비율로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중국과 인도는 두 나라의 배출량을 합하더라도 미국의 80%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WRI 관계자는 "미국은 과거와 현재 측정치, 미래 예상치, 인구당 기준 등 어느면으로 보나 세계 최대의 오염국가"라며 "개도국들에 규제를 가하라고 요구하기 전에 스스로 협약을 준수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꼬집었다.(헤이그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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