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의 승리 방정식은 '무적 허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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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의 마운드는 선발 보다는 허리로 먹고 산다.

선발 투수들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두산은 올 시즌들어 1∼2점차로 앞서거나 뒤질 경우 차명주, 박명환, 이혜천 등 무적의 중간 계투진을 투입, 승리를 지키거나추가 실점을 막고 막강 타선으로 승부를 뒤집는다.

25일 잠실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도 이같은 두산의 승리 방정식이 증명됐다.

두산은 이날 올 시즌들어 약점을 보였던 SK 선발 김기덕의 구위에 눌려 6회말까지 1-2로 뒤졌다.

2위 현대와의 승차를 좁히면서 치열한 중위권 순위 싸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었던 두산은 7회초 차명주를 내세워 역전의 기회를 노렸다.

선발 베넷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차명주는 7회초를 안타 1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아 7회말 팀 타선이 2점을 보태 3-2의 역전에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8회초 1사 1루에서 차명주에게 마운드를 넘겨 받은 박명환도 남은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넘겨 8회말 1점을 더한 팀이 4-2로 역전승을 거두는데 기여했다.

차명주, 박명환과 이날 등판하지 않은 이혜천 등 무적의 두산 중간 계투진이 올린 승수는 13승으로 팀이 올린 35승의 30%가 넘는다.

두산이 조계현, 최용호, 파머 등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선발투수 보다 차명주, 박명환, 이혜천이 버티고 있는 중간 허리로 먹고 산다는 얘기가 나올만 하다.

한동안 부상과 부진 등으로 침묵했던 두산 타선도 이들 중간 계투진의 저력으로 타격감에다가 자신감까지 찾아 다시 폭발하고 있고 최근 3연승도 이들 중간 계투진의 힘이 크다.

두산이 부진에 빠진 선발진의 회복을 느긋하게 기다리며 올스타전 이후 후반기를 벼를 수 있는 것도 이들 중간 계투진들의 호투 덕분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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