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60% "앞으로는 부동산에 투자"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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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들의 투자 성향이 바뀌었다. 수익성을 선호하던 한인들이 이제는 안정성을 더 중시하고 있다. 반면 가장 선호하는 투자처로는 변함이 없이 '부동산'이 꼽혔다. 또한 자신의 은퇴준비 상황에 대해서는 60% 이상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희망 은퇴자금은 30만~60만달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2 미주 한인 경제 실태 조사’를 통해 나타난 미주 한인들의 투자 성향 및 노후 준비 현황을 분석했다.

◆수익성보다는 안정성

1200여 명의 조사 참여자 가운데 20.3%가 현재 어떤 방식으로든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를 하고 있는 이들은 가족 부양 의무나 생활비 지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30대와 60대에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소득이 높을수록 불경기 중에도 소득이 늘었거나 변함이 없는 이들에서 투자하는 이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 한인들의 투자 성향이 '고수익 중시'에서 '안정성(원금 보장) 중시'로 옮겨간 점도 흥미롭다.

올해 조사에서 투자시 고려하는 점을 묻는 질문에 안정성은 36.9%를 기록 수익성(30.5%) 고정수익(18.9%) 보다 높았다.

지난 2003년과 2006년에 실시된 조사들에서는 모두 수익성이 1위를 차지했으며 안정성은 2위에 머물렀다. 지난 2008년의 금융위기와 뒤이은 불경기로 부동산과 주식 모두 크게 하락했던 영향이 한인들의 투자에 대한 인식에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사에 참여한 한인들이 응답한 투자를 위한 예상 종자돈은 평균 18만7700달러를 기록했다. 투자 종자돈으로 1만~9만9999달러가 필요할 것이라는 응답이 34.3%로 가장 많았으며 10만~19만9999달러가 28.6%로 그 다음이었다.

◆주식보다는 부동산

현재 투자를 하고 있는 종목으로는 주식이 31.1%로 가장 많았다. 뮤추얼펀드가 20.9% 부동산이 19.7% 보험상품이 7.8%로 그 뒤를 이었다. 주식은 20~30대에서 부동산은 50~60대의 주력 투자 종목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투자는 지난 해 가구 소득이 20만달러 이상인 이들에서의 비중이 그 이하 소득층에서 보다 두배 가까이 높았다.

반면 희망하는 투자처로는 부동산이 59.9%로 다른 투자처에 비해 압도적으로 선호되고 있다. 조사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이들이 투자하고 있는 주식은 희망 투자 종목에서는 9.4%에 그쳤다.

한 주식투자 전문가는 "금융위기 이후 주식이나 펀드 등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이들이 워낙 많았기 때문"이라며 "최근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계속 되는 것도 (이같은 결과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투자 규모는 1만~9만9999달러가 36.9%로 가장 많았다. 10만~19만9999달러가 21.7% 30만~39만9999달러가 11.1%로 각각 나타났다. 투자금을 마련하기 상대적으로 수월한 자영업자의 투자 규모가 직장인이나 전문직 종사자 보다 많았다.

◆노후대책 부족하다

한인들의 노후대책 역시 아직은 부족한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한인들 가운데 현재 노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응답은 27.5%에 그쳤다.

또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자의 65.8%는 지난해 연소득이 20만 달러 이상이었다.

현재 노후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자들은 은퇴 자금 마련을 위해 선호하는 방법으로 개인은퇴연금(IRA 26.3%)과 은행예금(23.4%)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보험상품(14.7%) 직장인은퇴연금(401(K) 13.4%) 증권투자(9.9%) 등이 선호되고 있다.

희망 은퇴 시기는 나이가 많을수록 늦춰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65~69세에 은퇴하고 싶다는 응답자가 35.2%로 가장 많았고 60~64세가 24.3%로 그 뒤를 이었는데 '은퇴 없이 일하고 싶다'는 응답이 24.2%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은퇴계획 불만족

은퇴 준비를 하고 있더라도 자신의 노후대책에 만족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현재 노후대책을 마련 중이라는 응답자 가운데 자신의 계획이 만족스럽다는 비중은 35.5%에 그쳤다.

은퇴준비 수단으로는 401(k)가 40.3%로 가장 많았으며 IRA와 주식 및 부동산 등이 뒤를 이었다.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노후대책으로 꼽은 경우도 10%가 돼 눈길을 끌었다.

노후대책을 준비하는 이들의 절반 가량(48.7%)은 은퇴 후에도 현재 소득의 70% 이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상대적으로 은퇴 후 필요한 생활비를 높게 책정하고 있으며 희망 은퇴자금은 30만~60만 달러를 꼽은 응답자가 30.6%로 가장 많았다.

염승은 기자 rayeom@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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