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지지 이탈자들 몰려간 '뉴페이스' 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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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리그’로 평가되던 무소속 강지원(64) 후보와 통합진보당 이정희(43) 후보가 18대 대선 국면에 묘한 파장을 안길 기세다. JTBC·리얼미터가 24~25일 전국의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강 후보의 지지율은 3.5%, 이 후보의 지지율은 3.0%로 나타났다.

 단순 지지율 수치만 보면 두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여야의 대선 후보가 5%포인트 안팎, 작게는 1~2%포인트 내의 팽팽한 접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후보의 지지율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강 후보의 경우 현재의 새누리당 지지층을 상당 부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지지자 중 80.0%는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지만, 7.4%는 강 후보 쪽으로 지지를 옮겼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로의 이탈은 2.7%에 그쳤다. 대선이 박빙의 구도로 흘러갈 경우 박 후보의 입장에선 강 후보를 꼭 붙잡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양자 구도로 좁혀질 경우엔 강 후보의 ‘몸값’이 더 올라간다. 박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맞붙을 경우 강 후보 지지자 중 82.0%가 박 후보 쪽으로 옮겨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와 안 후보가 맞불을 경우엔 강 후보 지지자 중 83.9%가 박 후보를 지지했다. 그만큼 강 후보의 지지자 중 여권 성향의 중도·보수층이 많다는 이야기다. 강 후보의 부인 김영란 전 대법관은 현 정부에서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남편의 출마 선언 이후 사의를 표시한 상태다.

 이정희 후보의 지지율 3.0%도 야권 입장에선 간과할 수 없는 수치다. 또 문·안 두 후보가 단일화 경쟁을 펼칠 경우 이 후보의 지지자 중 62.4%가 문 후보를, 22.8%가 안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안 두 후보의 단일화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이 후보가 차지하고 있는 ‘작은 지지율’이 적잖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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