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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소나무를 사수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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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 50사단 장병들이 재선충 피해 소나무를 옮기고 있다. 조문규 기자

지난 4월 소나무 재선충이 대구지역에서도 발생해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육군 50사단은 매일 210여명의 장병을 재선충 방제작업에 투입하고 있다. 대구시도 항공방제까지 나서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팔공산을 사수하라"=육군 50사단은 재선충이 팔공산 입구까지 확산되자 이를 막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방제작업은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할 정도다.

19일 오후 2시 북구 국우동 골바실 야산.

장병 100여명이 연신 땀을 훔치며 톱질을 하고 있다. 병든 작은 소나무는 베어내 소각시킨다. 또 큰 소나무는 1m 크기로 잘라 쌓은 뒤농약을 뿌리고 비닐을 덮는다.

50사단은 지난 12일부터 재선충 방제를 위해 매일 7개팀 210여명을 투입하고 있다. 이들의 임무는 달서구 와룡산과 북구 국우동 일대에서 재선충 피해를 입은 소나무를 베어내 소각하는 일이다.

특히 북구 국우동은 팔공산과 불과 10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지역이다. 여기서 막지 못하면 팔공산 전체가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구시 녹지과 임종일(42)씨는 "재선충 박멸이 시급한데 장병들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재선충은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됐다. 일단 감염되면 치사율이 100%여서 '소나무 에이즈'라 불린다. 0.6~1mm 크기의 재선충은 소나무에 기생하는 벌레. 솔수염하늘소를 매개충으로 해 소나무 조직에 살면서 수분 이동을 막아 소나무를 말라 죽게 한다.

50사단 501여단 김병국(26)대위는 "어떤 일이 있어도 재선충이 팔공산에 침범하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병들은 현재까지 8일간 7000여 그루의 피해목을 베어냈다.

◆항공방제=대구시는 오는 21일부터 와룡산과 궁산.함지산 등 재선충 발생지역에 항공방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해당 지역은 달성군 다사읍 서재.방천리와 달서구 신당.호산.파호동, 서구 상리동, 북구 국우.구암.서변동 등지다.

항공방제는 7월 20일까지 15일 간격으로 다섯 차례 실시될 예정이다. 첫날인 21일은 오전 6시부터 11시까지 실시된다.

이에 따라 항공방제가 실시되는 일대 주민은 방제 당일 등산을 삼가고 장독 뚜껑을 열어 두거나 채소를 말리는 등을 자제해야 한다. 특히 양봉 농가는 벌통 관리에 주의가 요구된다.

그러나 사용되는 약제는 저독성이라 사람이나 동물 등에 별다른 피해를 주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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