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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벗어나자” … 롯데슈퍼, SSM 중 첫 해외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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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국내 기업형수퍼마켓(SSM) 중 처음으로 롯데슈퍼가 중국에 진출해 베이징 시내에 두 개의 수퍼마켓을 27일 동시 개장한다. 사진은 임시 개장해 전산, 물류 등을 시험 중인 안전차오 매장 전경. [사진=롯데슈퍼]

롯데슈퍼가 국내 기업형수퍼마켓(SSM) 중 처음으로 해외에 진출한다.

 롯데슈퍼는 “27일 중국 베이징에 수퍼마켓 두 개를 동시 개장한다”고 24일 밝혔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고 있는 국내에서 벗어나 시장 규모가 국내보다 11배 정도 큰 중국 시장(286조원)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베이징에서는 현재 수퍼마켓 시장을 놓고 토종업체와 일본·대만·영국 등에서 진출한 해외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핵가족 가구가 늘면서 가까운 거리에서 소량으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수퍼마켓의 매출이 연 평균 10%씩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점포수는 900여 개로 서울보다 3배 정도 많다. 이 중 가장 많은 170개 점포를 가진 우메이, 140여 개를 갖고 있는 하오린쥐 등 1위에서 10위까지 업체가 모두 중국 국영자본이 들어간 토종업체다.

 롯데슈퍼는 베이징에서 소포장 상품을 강화해 핵가족 가구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체 매장 면적의 10% 안팎을 부부가 간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도시락 코너로 꾸몄다. 개장 시간도 국내보다 1시간30분 당긴 오전 8시로 정했다. 점포는 맞벌이 부부가 많은 아파트 밀집지역에 냈다. 해정구의 상디(上地·253평)점은 지하철 12호선이 인접해 있는 아파트 밀집지역이다. 반경 500m 안에 3000가구가 몰려 있다. 조양구에 문을 여는 안전차오(安貞橋·240평)점은 주변에 6000가구의 아파트가 있다. 중국에서 ‘가짜 계란’ 사건 등으로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큰 만큼 유기농식품과 수입식품도 강화할 방침이다. 또 한류를 적극 활용한 ‘한국인기상품’ 코너를 개설해 경쟁업체와 차별화하기로 했다.

 롯데슈퍼는 이번에 다른 업체의 점포를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장소를 구해 문을 여는 방식을 선택했다. 초기 투자비가 더 들더라도 두 곳에서 사업 노하우를 쌓아 연말까지 10개, 2014년까지 모두 100개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기 때문이다. 신규 점포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소득 수준이 높고 맞벌이 부부가 많은 지역 중심지 위주로 개점한다는 원칙을 고수할 방침이다.

 롯데슈퍼는 중국에 이미 진출해 있는 계열사들과 공조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중국에는 롯데백화점 2개, 롯데마트 100개가 진출해 있다. 상품을 구입할 때마다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멤버십 제도 등을 공동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물류 역시 중국에서 롯데제과·롯데칠성 등을 담당하는 롯데LCC가 맡는다. 롯데슈퍼 소진세 사장은 “당분간은 중국사업에 주력해 해외 진출 노하우를 쌓은 뒤 베트남 등 더 다양한 지역으로 나가겠다”며 “이를 통해 2018년까지 아시아 5위권의 수퍼마켓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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