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오빠들 "몸이 말을 안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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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올스타 전에 앞서 열린 올드스타 경기에서 왕년의 스타 장윤창(左)과 정의탁이 눈을 감은 채 블로킹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경석. [연합]

27일 프로배구 올스타전이 열린 서울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올스타 경기에 앞서 번외 경기로 치러진 '올드스타전'에서 강만수.장윤창 등 추억의 스타들이 소개되자 관중은 노란 풍선을 흔들며 이름을 연호했다. 이에 선수들도 손을 흔들어 답례하는 등 축제 분위기였다.

강만수(한국배구연맹 경기위원) 선수가 스파이크를, 장윤창(경기대 교수) 선수가 현역시절 트레이드 마크인 '돌고래'서브와 백어택 공격을 하자 팬들은 함성을 지르며 즐거워했다.

호프집 사장님이기도 한 강만수 선수는 "마음은 옛날과 똑같은데 몸이 영 안 움직인다. 하지만 모처럼 뛰고 나니 참 상쾌하다"고 말했다. 임도헌과 서남원(삼성화재 코치)은 아직도 녹슬지 않은 공격력을 선보여 관중으로부터 "현역으로 복귀하라"는 압력을 받았으며, 세계적 세터로 이름을 날렸던 김호철(현대캐피탈 감독).신영철(LG화재 감독) 선수의 자로 잰 듯한 컴퓨터 토스는 현역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선수 시절 '야생마'라는 애칭을 들었던 마낙길(현대자동차 지점장) 선수는 이날 강만수 선수에 이어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20분 단판 세트로 열린 경기에서 김호철.신영철.박삼용.강성형.서남원 등 현역 코칭스태프로 구성된 KOVOS팀이 강만수.장윤창.임도헌.최천식.마낙길.이경석 등으로 구성된 올림피아팀을 29-28로 눌렀다.

현역 남자 올스타전에서는 김세진.후인정.송인석.신선호.권영민 등으로 짜인 'V-스타' 팀이 신진식.이경수.장병철.최태웅이 버틴 'K-스타' 팀을 세트스코어 2-1로 따돌렸다. 여자 올스타전에서는 K-스타팀이 신예 선수들이 주축인 V-스타 팀을 2-1로 꺾었다.

신동재 기자

*** 이모저모

이형두 MVP…116㎞ 캐넌 서브 꽂기도

○…이형두(삼성화재.사진)가 프로배구 V-리그 올스타전에서 최고의 스타로 빛났다. 이형두는 올스타전 남자부에서 'V-스타' 팀의 승리를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이형두는 24명의 기자단 투표에서 17표를 획득했다. 이형두는 '스파이크 서브 콘테스트'에서도 시속 116km의 캐넌 서브를 코트에 꽂아 2위 정평호(113km.한전)를 제치고 1위를 차지, 100만원을 부상으로 받았다. 여자부 최우수선수의 영예는 'K-스타' 팀 승리를 이끈 '왕언니' 최광희(KT&G)에게 돌아갔다. 여자부 백어택 콘테스트에서는 '2년차 거포' 김민지(LG정유)가 8점을 얻어 새내기 스파이커 황연주(5점.흥국생명)를 제치고 우승과 함께 1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백어택 콘테스트는 코트 안에 표시된 1~9점의 점수판을 두 차례 맞혀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이다.

○…한국배구연맹(KOVO)과 올스타전 출전 선수들이 이날 소아암 환자인 송상호(10.경기도 용인시)군에게 1060만원의 수술비를 전달했다. KOVO는 '사랑의 스파이크' 홍보대사인 이경수(LG화재)와 최광희(KT&G) 등 남녀 선수 9명이 올스타전 남자부 2세트가 끝난 뒤 네트를 사이에 두고 릴레이 지그재그 토스 쇼를 펼쳐 성공시 500만원의 치료비를 전달키로 했던 것. 출전 선수들도 1인당 10만원씩 560만원을 모금했다.

○…올스타전에서는 여자 심판들이 맹활약했다. 여자 올스타전에서는 주심 전영아(34)씨를 비롯해 심판진이 전원 여성으로 구성됐으며 올 시즌 심판으로 데뷔한 전 국가대표 레프트 정선혜(29)씨는 남자 올드스타전 부심으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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