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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외국인회사 되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하이닉스반도체가 해외 주식예탁증서(GDR) 발행에성공하고 계열분리가 임박함에 따라 새 주인의 윤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지난 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현대로부터의 계열분리를 신청하고 공정위는 중립적 기관에 의해 동일인(계열주)측 지배권이 차단됐을경우 계열분리를 인정하는 쪽으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을 진행중이다.

이는 하이닉스의 계열주인 정몽헌 회장(1.7%)을 비롯해 현대상선(9.25%), 현대중공업(7.01%), 현대엘리베이터(1.17%) 등 현대측 특수관계인이 지난달 21일 하이닉스 지분 20% 가량에 대한 경영권 및 의결권을 포기하고 매각을 위임한데 따른 것. 하이닉스는 이에따라 새 주인을 맞을 준비를 사실상 마친 상태에서 지난 15일에는 GDR 12억5천만달러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하이닉스는 그러나 GDR를 대규모로 인수한 `큰 손''들의 정체에 대해서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의 규정을 들어 함구하고 있다.

GDR의 규모는 1억416만5천DR로, 보통주로 환산하면 5억2천82만5천주에 달하며이 가운데 10%는 국내에서 발행된 것이다.

물론 보통주로 전환하지 않고 DR 상태로 해외에서 거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해외 발행분 가운데 보통주로 전환될 규모를 예측키는 어렵다.

그러나 지난 5월초 금융권에서 "GDR 2억달러의 인수처가 잠정적으로 정해졌다"면서 "이 GDR인수업체가 현대측 구주 20%를 인수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는 발언이나온 것은 새 주인이 나타날 가능성을 암시한 대목으로 해석할 수 있다.

1DR이 12달러, 1DR당 보통주 5주로 정해진데 따라 2억달러 어치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8천333만3천여주가 된다.

이 경우 2억달러 인수처는 하이닉스의 현재 보통주 총수(4억9천만주)를 감안할때 1대주주로 부상할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이번에 GDR 2억달러어치를 인수한 곳이 있는지 조차도 확인되지 않았고 인수자가 있더라도 이를 보통주로 바꿀 의지가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태다.

지금까지 알려진 최대 인수처는 1억달러 어치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TI 밖에 없다. 물론 TI는 경영권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업계는 확신하고 있다.

다만 업계는 하이닉스의 새 주인이 국내 업체보다는 외국업체가 되고 관련 메이커보다는 투자기관이 대주주가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투자가가 최대주주가 될 경우 하이닉스의 지배구조는 기존의 오너 경영이 희석된 이사회와 주주 중심의 회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GDR을 대량 인수한 곳이 최대주주가 된다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현재 매각이 위임돼 있는 현대 관련 구주 20%의 향방이 새 주인을 가려 줄것 같다"면서 "국내 관련업체들이 인수의사를 보이지 않은 만큼 현재로서는 외국인회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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