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우즈 부진, 강박감에 실수많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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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다 했다. 공이 안 좋은 곳에 떨어졌을 뿐 플레이에 잘못은 없었다. "

공동 12위(합계 3오버파 2백83타)에 머문 타이거 우즈(26 · 미국)는 뜻밖에 담담했다.

우즈가 졌다. 사상 최초의 메이저 5연속 우승을 노렸으나 최근 유례 없이 부진한 스코어로 일찌감치 선두 대열에서 탈락했다.

우즈는 "메이저대회에서 하루 합계 1언더파면 90점 이상은 된다" 고 자평했다. 3, 4라운드에서는 1언더파(보기 3, 버디 4개)씩을 기록했다.

그러나 1, 2라운드가 '비정상' 이었다. 첫날(한국시간 15일) 9번홀(파4 · 3백36m)에서 그린 주변 쇼트 게임 실수로 인한 더블보기는 메이저대회에서 최근 2년간 우즈가 범한 첫 더블보기였다.

대회를 통틀어 그는 파4홀의 좁은 페어웨이에서 괴로워했다. 페어웨이 정확도와 그린 적중률이 떨어진 결과 나흘간 기록한 보기 12개 중 11개가 파4홀에서 나왔다. 15일의 더블보기까지 합치면 13점을 파4에서 잃은 것이다. 반면 파4홀 버디는 4개에 불과했고 파3홀에선 보기 없이 버디만 3개, 파5홀에선 버디 3, 보기 1개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우즈의 장기인 '장거리 홀 버디' 를 감소시키기 위해 파5홀을 기존 4개에서 2개로 줄인 주최측의 의도가 적중했다고 할 수 있다. 파4홀의 페어웨이를 평균 23m 안팎으로 줄여 장타자 우즈를 견제한 것도 보기 양산의 원인이 됐다.

그러나 패배의 주된 원인은 그에게 있다. 3라운드를 마친 후 "최종일 10타 이내는 역전 가능성이 있다" 면서까지 타이틀에 욕심을 낸 것은 승부사 우즈다운 발언이면서 그가 그동안 시달린 '메이저 강박감' 의 증거일 수 있다. 골프 라이터 마이크 스태츨러는 말했다. "우즈에게 이길 수 있는 것도, 질 수 있는 것도 우즈 자신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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