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미국내 재고 물량 적정 수준 넘어

중앙일보

입력

기아자동차의 미국내 재고 물량이 적정 수준(3.5개월 판매량)을 넘어선 5개월치에 달해 재고 줄이기에 비상이 걸렸다.

18일 기아차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기아차의 미국내 RV(레저용 차량).승용차 재고는 10만대 수준으로 적정 재고(5월 판매대수 2만대 기준)7만대를 3만대 가량 웃돌고 있다.

기아측은 재고 급증의 원인을 ▶지난해 하반기 이후 리오.옵티마.슈마 모델을 미국시장에 상륙시키면서 공격적인 판매전략을 편데다▶현대차의 미국내 판매 호조로 수출물량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 1월부터 미국 시장 경기 위축 등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 차량 선적대수를 줄여 지난 4월까지 10만대를 넘었던 재고가 5월부터 10만대 수준으로 줄었다" 며 "오는 9월까지는 매달 판매량을 30% 이상씩 늘려 적정재고 수준에 맞출 계획" 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 경쟁을 하면서 재고물량을 줄이기 위해 딜러(판매 대리점)인센티브와 소비자 가격 할인 정책을 병행중" 이라며 "할인판매로 마진이 줄어드는 것은 재고부담을 덜기 위해 감수해야 한다" 고 말했다.

자동차사가 해외에서 적정 수준 이상의 재고를 가지면 ▶소비자 가격할인 및 딜러 판촉비 부담▶차량 보관 등 재고관리 비용 부담 등에 시달리게 된다.

기아차의 다른 관계자는 "현대차의 미국 판매를 따라잡기 위해 무리하게 목표를 잡는 바람에 재고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5월말 현재 미국 시장 재고가 8만99대로 3.2개월치 판매물량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 에 따르면 기아차의 딜러들이 보유한 재고량(미주 법인 보유량 제외)도 지난 1월1일 현재 63일 판매분이었으나 5월1일에는 86일 판매분으로 늘어났다.

현대차의 미국내 딜러 보유 재고는 1월1일 59일에서 5월1일 60일로, 대우차는 같은 기간 1백9일에서 1백1일로 변화가 없었다.

이영렬 기자young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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