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 위험 회피 위한 금선물 시장 '개점 휴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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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물 금가격의 변동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1999년 개설된 금선물 시장이 이름뿐인 시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18일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금선물은 지난 4월 27일 1계약이 거래된 뒤 한달 보름이 지나도록 추가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금선물은 99년 4월 개설된 뒤 그해 11월에는 하루 평균 1천1백26계약까지 거래 규모가 늘어났고 지난해 상반기까지 하루 평균 4백계약 이상이 거래되며 정착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7월 3백64계약, 10월 67계약으로 하루 평균 거래량이 급격히 감소한 뒤 올해는 1월에 15계약, 3월에 2계약으로 줄어드는 등 거래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금선물 시장의 위축은 현물시장에서 부가세(가격의 10%)와 관세(3%)를 피해 불법으로 밀수된 금이 전체 유통물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면서 지표가격과 시장가격의 괴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선물거래소 이근 팀장은 "현물시장에서 밀수된 금이 고시가격보다 훨씬 싸게 거래돼 수요자인 귀금속 가공업자나 반도체 업체들이 굳이 선물시장에 참여해 위험을 헤지할 필요가 없다" 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중반부터 종합상사들이 금 관련 사업을 축소하고 선물회사가 영업조직을 잇따라 해체하는 등 시장 참여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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