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우즈 부진속 최경주 컷오프 탈락

중앙일보

입력

US오픈골프대회(총상금 500만달러) 2연패 및 메이저대회 5연속 우승을 노리던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계속된 부진으로 목표 달성이 쉽지 않게 됐다.

또 이 대회에 첫선을 보인 최경주(31 · 슈페리어)는 컷오프에서 탈락해 메이저대회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

우즈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골프장(파70. 6천345야드)에서 속개된 경기에서 전날 마치지 못한 1라운드 나머지 9개홀에서 1오버파를 친뒤 2라운드에서도 1오버파 71타를 쳐 중간합계 5오버파 145타로 공동 50위에머물렀다.

4언더파 136타로 공동 선두인 레티프 구센(남아공), 마크 브룩스, J.L.루이스 (이상 미국)와는 9타차인데다 코스가 워낙 까다로워 특유의 뒷심으로 유명한 우즈로서도 뒤집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그러나 75년 대회에서 루 그레이엄이 2라운드까지 선두와 11타차의 불리함을 딛고 우승한 적이 있어 우즈의 반격이 가능하리라는 분석도 만만찮다.

한편 이날도 33명의 선수가 일몰로 18홀을 다 돌지 못해 17일 3라운드에 앞서 나머지 경기를 치르게 됐다.

첫날 9개홀에서 3오버파를 쳤던 우즈는 12번홀(파4)에서 세컨드샷이 그린을 넘어가는 바람에 보기를 했고 13번홀(파5)에서는 투온을 노리다 공을 연못에 빠트리고도 가까스로 파세이브하는 등 힘겨운 행보를 이어갔다.

우즈는 15번홀(파4)에서 마침내 이 대회 첫 버디를 잡아냈지만 18번홀(파4)에서다시 보기를 해 결국 1라운드를 4오버파로 마쳤다.

이같은 스코어는 지난 3년간 우즈의 PGA투어 성적을 통틀어 최악의 1라운드 스코어. 2라운드 들어서도 우즈는 러프와 벙커를 피하지 못하등 샷 난조가 계속됐고 빠른 그린에도 좀처럼 적응을 못해 컷오프 탈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10번홀부터 시작한 2라운드에서 우즈는 12번홀(파4)에서 3.9m 버디퍼팅을 컵에넣은 데 이어 13번홀(파5)에서 다시 3m 버디퍼팅을 성공, 기세를 올렸지만 이것으로 이날의 상승세는 끝이 났다.

16번홀(파4)에서 2.4m거리의 파 퍼팅을 놓친 우즈는 후반들어 4번홀(파4)에서 세컨드샷을 오른쪽 벙커에 빠뜨리며 보기를 한 데 이어 5번홀(파5)에서 3퍼팅으로연속 보기를 저지르며 무너졌다.

우즈는 "맘대로 일이 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땐 그저 자신을 비웃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자조 섞인 말로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역시 첫날 9개홀만을 돌고 1라운드를 중단했던 최경주는 이날 1라운드 후반 9개홀에서 버디는 1개에 더블보기 1개, 보기2개로 3타를 더해 8오버파 78타를 쳤고 2라운드는 버디 3개, 보기 3개의 이븐파로 마쳐 중간합계 8오버파 148타로 컷오프 통과기준(6오버파)을 넘지 못했다.

최경주는 "그린이 연습 때에 비해 어려웠고 러프가 깊어 힘들었다"며 "비록 컷오프에 걸렸지만 이같은 고난도의 코스와 메이저대회를 경험한 것은 좋은 기회였고앞으로 자신감을 얻는 데 보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재미교포 안소니 강(29 · 류골프)은 일몰로 중단된 11번홀까지 합계 5오버파를 쳐 공동 50위를 달리고 있다.

전날에 이어 공동 선두를 유지한 구센은 이날 버디와 보기를 2개씩 주고 받으며이븐파를 쳐 82년 어니 엘스의 우승에 이어 또 한번 남아공 선수의 우승을 기대케했다.

구센과 함께 선두를 형성한 브룩스와 루이스는 이날의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1라운드에서 72타를 친 브룩스는 2라운드 시작하자마자 6개홀에서 5개의 버디를 뽑아내는 놀라운 상승세를 탔고 후반 11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 데일리베스트인 64타를 치며 96년 PGA챔피언십 우승 이후 5년만의 패권을 기약했다.

또 PGA투어 1승이 고작인 루이스는 버디 4개, 보기 2개로 전날에 이어 다시 68타를 기록하는 꾸준한 플레이로 순위표 꼭대기에 이름을 올렸다.

유럽의 샛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2언더파로 경기를 마쳐 선두와 2타차인 합계 4언더파 138타로 스튜어트 싱크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라있고 데이비드 듀발과 필 미켈슨(이상 미국)이 이들을 1타 차로 바짝 쫓으며 공동 6위가 됐다.

이 밖에 1라운드에서 구센과 공동 선두를 형성했던 56세의 시니어투어 멤버 헤일 어윈(미국)은 버디는 2개에 보기5개 더블보기 1개로 5오버파를 쳐 합계 2오버파 142타로 공동 17위까지 떨어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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