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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품질 종자 쓰면 수확물 가치 100배로”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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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호 12면

종자 개발 못지않게 유통·관리도 중요하다. 업계의 영세성 탓에 종자의 불법 복제나 불량 종자 유통이 문제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에게 돌아가고 농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1974년 설립된 국립종자원은 양질의 종자 유통을 위해 종자 검정과 불법 종자 단속을 한다. 지난 8~21일 중국·인도 등 아시아 9개국 종자 검정 전문가 15명을 초청해 ‘아시아 종자산업 발전을 위한 국제 워크숍’도 개최했다. 배원길(사진) 국립종자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배원길 국립종자원장

-금싸라기보다 비싼 종자가 적잖다는데.
“종자 개발에는 여러 기술이 고도로 집약된다. 우수 종자가 탄생하면 대박이라 미래 산업의 블루칩으로 주목 받는다. 최근 금 한 돈(3.75g)이 27만3900원인데 같은 무게의 파프리카 종자는 평균 75만원으로 금값의 2.7배, 토마토 종자는 45만원으로 1.6배에 달한다.”

-종자 검정은 왜 중요한가.
“ 토양은 쉽사리 바꿀 수 없지만 종자는 다르다. 최고의 종자를 잘 골라 쓰면 수확물 가치를 100배 이상 올릴 수도 있다.”

-불법·불량 종자 문제는 어느 정도인가.
“4년 전 경남 진주의 일부 고추 재배 농가에서 고추 열매가 달리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종자 업체가 당국에 신고할 때 제출한 종자와 다른 품종을 유통시킨 탓이다. 농가 추산으로 피해액이 20억원에 달했다. 기존 품종을 이름만 바꿔서 비싸게 팔거나 검사 받지 않은 품종을 불법 유통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품종 개발 여력이 없는 영세업체들은 불법 복제를 하기도 한다.”

-대책은 뭔가.
“시중에 유통 중인 종자를 수거해 검정하고 있다. 올 들어 4월에는 특별사법경찰제도를 도입했다. 종자업 등록을 하지 않거나 품종의 생산·수입 신고를 하지 않고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단속권이 생겼다.”

-농민들이 유의할 점은.
“값싼 종자에 현혹되지 말고 적법한 업체인지, 품질표시가 제대로 돼 있는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엉터리 종자를 쓰다 문제가 생겨도 그 출처가 모호해 보호할 방법이 막막한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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