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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학생 칼럼

인생이라는 책의 머리말을 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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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권순형
강원대학교 행정학과 1학년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위인들은 하나같이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올해로 서거한 지 50주년을 맞은 독일의 문학가 헤르만 헤세는 “책 속에서 자신을 발견할 수 있고, 지혜를 얻을 수 있으며, 필요한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독서라는 낯선 세계로의 탐험을 통해 자신과 소통하며 인생의 참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우리는 책을 읽음으로써 나 자신과 대면하는 시간을 갖는다. 책 내용을 토대로 자신과 소통하며 소중한 깨달음을 얻는다. 또한 저자, 나아가 다른 독자들과 교류하며 자아를 확장한다. 이 같은 소통과 성숙의 과정을 거쳐 건전한 자아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다.

 이렇듯 삶의 보물이라 할 수 있는 책은 항상 머리말로 시작한다. 머리말에는 저자가 글을 쓰게 된 동기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이를 잘 드러내기 위해 사용한 논지 전개 방식과 표현 기법, 그리고 집필 과정에서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말이 담겨 있다.

 저자가 머리말을 쓰는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이 쓴 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게 아닐까. 저자는 머리말에 어떠한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글로 드러내어 사회 구성원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소망을 담는다. 머리말을 통해 자신의 책이 많은 사람과 소통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압축적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독일의 소설가 장 파울은 인생을 한 권의 책에 비유했다. 그의 비유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사람을 인생이라는 책을 읽는 독자로 보았다는 것이다. 좀 더 주체적으로 접근하자면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책을 쓰고 있는 저자다. 유한한 인생이라는 책에 하루라는 내용을 끊임없이 쓰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삶을 담아낸 책은 단 한 권밖에 쓸 수 없으며, 이미 씌어진 내용은 수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매우 귀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담은 책을 가치 있고 멋있게 쓰고 싶을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자신의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담긴 ‘인생 머리말’을 구상해 봐야 한다.

 올해 2012년은 독서의 해다. 또한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9월은 독서하기 좋은 시기로 독서의 달이라 부른다. 2012년 9월, 당신은 어떠한 ‘인생 머리말’을 쓰고 싶은가. 왜 살아야 하는지(삶의 동기), 삶에서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삶의 목표), 이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삶의 방식), 그리고 내 삶에 도움을 준 사람들은 누구이며, 이들에게 어떻게 감사의 말을 전할 것인지(감사의 마음)를 진솔하게 담아낸 ‘인생 머리말’을 고민해 보자. 유일무이한 자신만의 인생이라는 책을 보다 풍요롭고 가치 있게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권 순 형 강원대학교 행정학과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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